[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최근 한 달간 미국 반도체·레버리지 상품에 집중했던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행태가 최근 일주일 사이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달간 순매수 1위였던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수세가 최근 일주일 순위권에서 사라진 가운데 알파벳·스페이스X·테슬라 등 개별 성장주가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단기 국채 ETF와 일반 반도체 ETF도 순매수 상위권에 오르며 레버리지 중심의 공격적인 투자에서 투자 대상이 분산되는 모습입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1위는 알파벳으로, 1억73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스페이스X가 8029만달러, 테슬라가 7445만달러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4위는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로 5374만달러를 순매수했습니다. 뱅가드 S&P500 ETF는 4456만달러로 5위에 올랐고, 아카마이 테크놀로지(4447만달러), 앨러게니 테크놀로지(4426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는 4267만달러,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는 4188만달러, 아이리스 에너지는 4113만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한 달간 순매수 상위권을 휩쓸었던 레버리지 상품과 비교하면 투자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앞서 한 달 기준 순매수 1위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로, 순매수 규모가 6억6561만달러에 달했습니다. 이 밖에도 나스닥100 2배 레버리지 ETF(QLD)가 2억8671만달러, 나스닥100 3배 레버리지 ETF(TQQQ)가 2억4511만달러,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가 1억8134만달러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최근 일주일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대신 일반 반도체 ETF와 S&P500 ETF, 단기 국채 ETF 등이 순위권에 진입했습니다. 반도체 투자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3배 레버리지 상품을 통한 공격적인 베팅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풀이됩니다.
개별 성장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강했습니다. 알파벳은 최근 한 달 기준 순매수 2위에 이어 최근 일주일에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스페이스X 역시 한 달간 순매수 4위에서 최근 일주일 2위로 올라섰고, 테슬라는 한 달간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가 순매수 상위권에 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개별 종목이 직접 순매수 상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의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유지하면서도 투자 방식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정 지수나 업종의 상승폭을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보다는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개별 종목을 직접 고르거나 일반 ETF로 분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입니다.
특히 단기 국채 ETF가 순매수 4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띕니다. 성장주와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자금은 단기 국채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분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위험자산 선호 자체가 크게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레버리지성 매수세가 진정되고 변동성이 축소되는 등 시장 수급이 정상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역시 레버리지 상품 일변도에서 개별 종목과 일반 ETF 등으로 분산되는 모습입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52까지 올랐던 개별주식 변동성 지수(VIXEQ)가 지난주 36까지 떨어지며 연초 이후 상승분을 단 2주 만에 지워냈다"며 "투기적 수급의 연쇄 청산 이슈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최근 주도주들의 주가 상승과 변동성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변동성 축소는 7월 시장에 고통을 안겼던 디레버리징과 청산 이벤트가 확실히 종식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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