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 처벌에서 치료로)⑤(단독)적정 기준은 22명…서울선 상담사 1명이 '130명' 중독자 관리
전국 17개 함께한걸음센터 상담인력 '54명'…1인당 사례관리 대상자 평균 40.3명
5년 전 복지부 기준 적용해도 2배…"문자·전화 모니터링 등 단순 관리 그칠 우려"
2026-08-17 15:47:01 2026-08-18 08:43:07
[뉴스토마토 유근윤·신다인 기자] 정부가 마약류 중독자의 사회 복귀를 지원하고자 재활센터를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했지만, 이들을 지속해서 관리할 상담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상담사 1명이 담당해야 할 적정 사례관리 대상자 22명입니다. 그런데 서울에선 상담사 1명이 평균 130명의 중독자를 맡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적정 수준의 6배에 달합니다. 
 
17일 <뉴스토마토>가 남인순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17개 '함께한걸음센터'의 현원은 총 93명입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중독자 상담과 사례관리를 전담하는 인력은 54명에 불과합니다. 센터 한 곳당 평균 3.2명 수준입니다. 
 
상담 전문인력 1명당 맡고 있는 사례관리 대상자는 전국 평균 40.3명입니다. 지역별 편차도 컸습니다. 서울이 130.3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73명 △인천 61.5명 △부산 40.3명 순이었습니다. 반면 △전북 16명 △경북 19.3명 △경남 19.7명이었습니다. 지역별 상담 수요에 비해 인력 배치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복지부가 지난 2021년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1~2025)'에서 제시한 정신질환자 적정 사례관리 기준(22명)을 대입하더라도 전국 평균은 적정 수준의 2배, 서울은 약 6배에 육박합니다.
 
2025년 8월6일 오전 부산지검 대회의실에서는 부산신항을 통해 들어온 600㎏ 규모의 코카인 밀수입 사건에 관한 브리핑이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함께한걸음센터는 2024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운영하는 중독자 사회 재활 전문 지원기관입니다. 자발적으로 마약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은 물론, 수사기관으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이나 법원에서 치료명령을 받은 자 등에게 상담과 사례관리, 사회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함께한걸음센터의 상담은 단순 일회성 대화에 그치지 않습니다. 대상자의 약물 사용 이력과 중독 정도, 갈망 상태, 정신건강, 가족·주거·고용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개인별 맞춤형 재활 계획을 수립하는 사례관리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재활 계획은 6개월 단위로 수립되며, 필요에 따라 관리 기간을 연장하기도 합니다.
 
상담사는 이 기간 대상자가 계획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단약 과정에서의 갈망이나 생활 속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상담해야 합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는 "중독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표를 세운 뒤 갈망이나 여러 어려움을 상담하고,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확인하며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는 과정 전체가 사례관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상담 전문인력들의 업무 부담입니다. 사례관리 대상자 통계에 잡힌 인원엔 법원과 검찰 처분에 따라 함께한걸음센터에서 교육받는 인원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검찰의 교육·선도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이나 법원의 수강·이수 명령에 따른 교육은 별도로 집계되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같은 인력이 교육과 사례관리를 함께 담당합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인력 구조로는 밀도 있고 지속적인 사례관리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담당 대상자가 늘어날수록 개별 면담 횟수와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마약중독에 따른 위기 상황이나 재발 징후를 제때 감지하지 못한 채 전화나 문자 중심의 형식적인 모니터링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은정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상담사 한 명이 130명을 관리하는 건 사실상 정상적인 관리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지속적인 마약중독 관리를 위해선 직접 만나 단약 유지 여부와 재발 위험, 생활 상태 등을 점검하고 필요한 치료까지 연계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구조에선 문자나 전화 확인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병원이나 재활센터 어느 한쪽만 늘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급성기(질병이나 부상이 발생한 후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생체 징후가 불안정한 초기 단계) 치료 이후 단약 유지와 재발 방지까지 이어지려면 병원과 지역 재활센터, 형사사법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역사회에서 중독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전문인력과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함께한걸음센터 인력을 일률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는 제언도 나옵니다. 최근 마약류 투약 연령대가 낮아지고 젊은 층이 대도시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한 만큼, 지역별 중독자 규모와 신규 대상자, 상담·교육 수요 등을 반영한 인력을 차등 배치해야 한다는 겁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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