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노조탄압 공판 100회)⑧(단독)안전경영에 '천억' 투자했다던 SPC…'산재' 다시 늘었다
SPC삼립·SPL 등 계열사 2곳에서만 사고 산재 5년간 82건
감소하던 사고 산재 건수…1~2년 사이 '증가세'로 돌아서
현장선 "1000억 안전경영 투자 후 실질적 변화 체감 안돼"
2026-07-31 17:19:05 2026-07-31 17:43:57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삼립 등 SPC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올해 발생한 사고 산업재해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걸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SPC그룹은 2022년 안전경영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매년 10건 이상의 사고가 반복됐습니다. 급기야 지난해 7월엔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찾아 허영인 회장에게 특단의 대책까지 주문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산재가 줄지 않자 노동자들은 안전경영 투자에 대한 실질적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계열사 2곳서 5년간 82건 사고 산재…매년 반복 
 
7월31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SPC그룹 주요 계열사인 삼립과 SPL에서 일어난 사고 산재는 총 82건(승인 기준)으로 집계됐습니다. 기간별로 따지면, △2022년 25건 △2023년 22건 △2024년 10건 △2025년 11건 △2026년 6월 기준 14건 등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의 유형을 △사고 △질병 △출퇴근 등으로 구분합니다. 이 가운데 사고는 노동자가 일하는 중에 다치거나 숨지는 걸 가리킵니다. SPC그룹에선 노동자가 일하다가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매년 최소 10건 이상 벌어진 셈입니다. 이마저도 산재 집계가 삼립과 SPL에서만 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체 계열사에서의 사고 산재 건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2024년을 기점으로 감소세였던 사고 산재 건수가 2025년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도 주목됩니다. 올해 사고 산재 건수는 지난 6월까지만 누적된 수치입니다. 올해 남은 기간에 사고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 2025년 6월17일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경기 시흥시 SPC삼립 공장에서 일어난 50대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사진=뉴시스)
 
SPC삼립, 손가락 잘리고 발목 인대 끊어지기도 
 
사고 산재 건수와 경향을 계열사별로 살펴봐도 매년 고정적으로 사고가 일어나고 2024~2025년을 기점으로 건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경향이 재확인됩니다.
 
SPC삼립에서 일어난 사고 산재는 △2022년 8건 △2023년 14건 △2024년 5건 △2025년 7건 △2026년 6월 기준 9건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5년간 총 사고 산재 건수는 43건이었습니다. 2024년까지는 사고 산재가 감소세였으나 이후 다시 반전된 겁니다.   
 
SPC삼립에선 지난 4월10일 새벽 경기도 시흥시 공장에서 햄버거빵 생산 라인 컨베이어 센서 교체 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난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은 20대와 30대였습니다. 
 
해당 사고 이후로도 SPC삼립에선 사고 산재가 이어졌습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동조합 SPC삼립 지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시화공장 내 생지를 발효하는 2차 발효실에선 30대 노동자가 높은 곳에 위치한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수리 작업을 마친 뒤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추락, 발목 인대가 끊어졌습니다. 
 
이달 16일에도 시화공장에서 물류를 담당하는 40대 노동자가 롤러 컨베이어 벨트 위에 상자가 정체된 걸 발견하고선 기계를 멈추고 정비를 하려다가 발이 롤러 컨베이어 벨트 사이에 끼여 인대가 파열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20대 노동자 사망한 SPL…중처법 위반 재판 중
 
SPL에선 △2022년 17건 △2023년 8건 △2024년 5건 △2025년 4건 △2026년 6월 기준 5건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5년간을 통틀어 39건인 겁니다. 이 회사 역시 2025년까지 사고 산재가 줄었지만, 이후로는 다시 오름세로 변했습니다.
 
SPL에선 지난 2022년 경기도 평택공장 내 소스 배합기에 20대 노동자가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에 회사 법인과 강동석 당시 대표이사 등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상황입니다.
 
허영인, 2022년 대국민 사과…1천억 투자 약속
 
SPC그룹은 2022년부터 산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2022년 10월21일 허영인 회장은 양재동 그룹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그해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데 따른 수습책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허 회장은 안전경영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가운데)이 2022년 10월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SPL 제빵공장 사망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허 회장의 안전경영 투자 공언 이후에도 사고 산재는 계속됐습니다. 2023년 8월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의 경기도 성남시 공장에선 5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2025년 5월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SPC그룹의 안전경영 투자에 대해선 실효성 문제가 제기될 정도입니다. SPC그룹이 정혜경 의원실에 제출한 '안전경영 활동 보고' 자료에 따르면, 그룹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올해 5월까지 안전경영 분야에 총 1155억원을 집행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안전설비 확충 367억 △고강도·위험작업 자동화(자동설비) 325억 △작업 환경개선 208억 △노후 기기 교체 175억원  △안전문화 정착 76억 △노동자 건강증진 2억원 등입니다. 
 
'노후 기기 교체'가 안전경영?…국감서도 지적돼
 
그러나 일각에선 자동설비나 노후 기기 교체 등은 안전경영 목적이 아닌 설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라도 당연히 해야 할 투자인데, 안전경영을 빌미로 생색을 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박해철 민주당 의원은 "교체했다는 노후 기기는 원래도 긴급제동 장치가 없는 아주 오래된 기계"라며 "SPC가 교체할 때가 된 노후 장비를 교체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장의 노동자들도 안전경영 1000억원 투자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최일호 SPC삼립 지회장은 "회사가 싼값에 설비를 들여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또 교체하는 등 쓸데없는 데 비용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SPC그룹 측에 주요 계열사의 사고 산재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이유, 안전경영 투자에 관한 실효성 문제 등에 대한 입장과 반론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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