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가 제주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게차 노동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농협중앙회의 노동안전 관리 책임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노조는 지역 농·축협에서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중앙회의 관리·감독 강화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 관계자들이 27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지역 농·축협 중대재해 근절과 노동안전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제주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게차 노동자 전복 사망사고를 비롯해 범농협 단위로 벌어지는 중대재해에 대한 규탄했습니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영균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에서 몰던 지게차가 전복되면서 깔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7일 김씨의 업무와 관련된 관리·감독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선 관리자들이 이행한 안전 관리와 안전 교육이 적절했는지, 사측의 운전 지시 등 경위와 지게차 운행 시 작성하는 작업계획서 작성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습니다. 이어 경찰은 사고 발생 약 한 달 만인 지난 16일 제주시 하귀농협 하나로마트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지난 수년간 언론에 공개된 산업재해는 최근 제주 하귀농협 사고 외에도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건(전북 장수농협) △2023년 미곡종합처리장(RPC) 깔림 사망사고(전남 화순농협·담양 수북농협, 충남 홍성 갈산농협) △2023년 축산사업소 및 사료공장 시설 추락 사망사고(경북 포항축협) △2023년 손가락 절단 산재 후 해고 논란(경북 지역농협) 등이 있습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유족 측은 이번 지게차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측이 김씨의 지게차 무면허 사실을 알고도 지게차 운전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무금융노조는 전국 1108개 농업협동조합(농협), 축산업협동조합(축협), 신용협동조합(신협) 노동자들 대상의 산업재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농협중앙회의 관리·감독 강화와 노동안전에 대한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왼쪽 네번째), 김덕종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 위원장(왼쪽 다섯번쨰), 김태갑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왼쪽 여섯번째), 오성권 제주지역본부장(왼쪽 여섯번째) 등 농축협 노조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신수정 기자)
김덕종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 본부장은 "전국 수십만 명이 일하는 농협 조직의 지침과 관리 권한을 가진 농협중앙회가 노동 안전 대책 마련에 무관심했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며 "중대재해 발생 시 조합장들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8만6000명의 지역 농·축협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태갑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역시 "농협중앙회는 전국 1100여개 농·축협을 지도·감독할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노동자의 목숨 앞에서는 남의 일인 양 방치해 왔다"며 "농협중앙회는 즉각 전 농·축협의 안전보건 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종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성권 사무금융노조 제주지역본부 비상대책위원장은 "사고 이후 농협중앙회가 내놓은 면허증 확인 등의 조치는 책임을 면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농협중앙회는 일선 농·축협의 인력 운영 실태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정원 계획을 재수립하도록 강력한 지도 감독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상철 노무법인 필 대표노무사는 "개정된 노동조합법과 판례에 따르면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지배·결정권을 가진 농협중앙회가 노동안전과 작업환경 개선 교섭에 응해야 한다"며 중앙회가 법적 책임을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습니다.
사무금융노조는 기자회견 직후 ‘안전한 농·축협 전환을 위한 제도개선 요구안’을 중앙회 측에 전달했습니다. 요구안에는 △중대재해 발생 시 조합장 처벌 강화 △조합장에 대한 법적 안전보건책임자 지위·권한 명확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전체 농·축협 구성 및 실질적 운영 의무화 △산업안전 업무처리 방법·지침 마련 △농축협별 중대재해 예방 매뉴얼 작성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 의견 반영 제도화 △작업매뉴얼 제정 △모든 감사에 노동안전 항목 포함 △작업중지권 실질적 보장 △중장비 신호수 배치 의무화 등 2인1조 근무 의무화 작업 명문화 △옥외 안전표지판 표준화 등이 담겼습니다.
김덕종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 위원장(왼쪽)과 오성권 제주지역본부장이 농협중앙회 관계자에 '안전한 농·축협 전환을 위한 제도개선 요구안'을 서한 형태로 전달하고 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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