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SK실트론 매각…최태원 ‘재산분할’로 탄력?
31일 SK 이사회서 매각 여부 결정 유력
‘최태원 재산분할’ 등 매각 주요 변수로
2026-07-27 15:16:04 2026-07-27 16:16:5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전하고 있던 SK실트론 매각 협상이 이달 말 열릴 SK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가치 판단 이견으로 협상이 장기화된 측면이 있었지만, 1조원에 육박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재산분할 재원 마련의 주요 방안으로 SK실트론 지분 매각이 떠오른 만큼, 관련 논의가 탄력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SK실트론 구미 본사. (사진=SK실트론)
 
27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오는 31일 이사회에서 주요 경영 현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SK실트론 매각 안건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SK와 두산은 지난해 말부터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같은 해 1217SK가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매각 협상에 속도를 내왔습니다. 매각 대상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를 포함한 SK가 보유한 지분 70.6%입니다. 최 회장이 보유한 29.4%의 지분은 SK 보유 지분 거래가 끝난 후 별도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그룹의 리밸런싱(사업재편)의 일환으로 추진된 SK실트론 매각은 협상이 빠르게 진행돼 당초 올해 상반기 내에 결론 내려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SK는 당시 약 5조원으로 평가되던 SK실트론 매각으로 자산 유동화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고, 두산은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급물살을 타던 양측의 협상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시장 환경의 변화로 SK실트론 가치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장기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향후 수년간 반도체 초호황이 예견된 상황에서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의 가치가 높아진 탓입니다. 여기에 SK그룹이 인공지능(AI) 풀스택 프로바이더를 사업 비전으로 내세우면서 그룹 내 SK실트론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진 데다, 오랜 리밸런싱 작업으로 재무 여건이 개선돼 매각 필요성이 줄어든 점 등이 협상 장기화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법원이 최근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매각 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 회장이 보유 중인 SK㈜ 지분 17.9%의 가치가 약 82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경영권과 무관한 자산으로 현금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약 1조원 규모의 SK실트론 지분 매각 방안도 현실성이 높아 주요 재원 마련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글로벌 웨이퍼 제조사의 가치가 급등한 만큼,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미래 가치 판단 기준이 매각 여부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 변화로 협상 기간이 길어진 측면은 있지만, 양측 모두 거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만큼 최종 의사결정만 남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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