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양대 경제단체의 수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N% 성과급’에 대해 잇따라 우려의 의견을 내비치면서 향후 파장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특히 SK그룹의 수장이기도 한 최 회장이 SK하이닉스가 쏘아 올린 성과급 제도에 대해 손질 가능성까지 시사한 데다, 산업계 N% 성과급 요구와 맞물려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이 더해지면서 관련 논쟁이 재점화하는 양상입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과 류진 한경협 회장이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N% 성과급 이슈와 관련해 “구성원의 행복이 스테이크홀더(이해관계자)의 문제를 정말로 침해하거나 나쁘게 만들었다면 이 문제(성과급)는 지속성 있는 행복을 위해 손을 대고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스테이크홀더에 문제를 일으키면 이것을 지속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을 사실상 현재 성과급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N% 성과급 개편이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으로 확산하며 주주, 투자자,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 회장은 “한쪽에선 SK하이닉스 직원이 아닌데도 좋다는 사람도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이게 가져오는 긍정적 영향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사람이 싫어하면 정말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보진 않기에 좀 더 지켜보겠다”고 했습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성과급 논란에 보다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류 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성과급을 어느 정도 받는 것은 동감하지만 좋은 절차를 밟아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며 “중소기업에도 도미노처럼 어려움이 많이 생기는데 상의하고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양대 경제단체 수장이 N% 성과급과 관련해 잇단 우려의 의견을 표명하면서, 현재 노사 관계의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해당 이슈에 어떠한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이 산업계 전반 성과급 이슈로 노조의 파업 조짐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관련 논쟁이 더욱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노동쟁의 대상 범위 논란을 언급하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과연 쟁의 대상이냐”며 “저 같은 경우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금 교섭과 같이 사전적인 약속을 정한 것은 쟁의가 가능하도록 법이 보장하고 있지만, 성과급과 같은 사후 분배 정산 문제가 쟁의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성과급은 순수한 노사의 자율적 협의로 이뤄져야 할 문제로 대립과 갈등의 대상으로 삼고 파업을 통해 관철시킬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최근 N% 성과급 문제와 관련해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생산성 강화와 동기부여 측면에서 노사 합의에 따른 성과 공유는 필요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을 초과하게 될 경우 기업에 막대한 우발 채무가 될 가능성이 있기에,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한 구조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박 교수는 “상법상 주주 충실 의무가 확대된 상태에서 영업이익의 N%의 고정형 성과급을 달라는 현재의 추세는 기업에 막대한 우발 채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고, 주주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사후적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경영 성과급을 공시 대상으로 정한다거나, 성과급을 최소한 이사회 보고 내지 의결 사항으로 구조적 통제 장치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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