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기업회생 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주가 시작했습니다. 회생계획의 전제였던 긴급 운영자금 확보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운영자금 고갈…홈플러스, 영업 중단
홈플러스는 13일부터 대형마트 임시휴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운영자금이 모두 고갈되어 상품대금 지급은 물론 유틸리티 비용 등 매장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 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더 이상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13일 임시 휴업 상태에 돌입한 홈플러스 합정점. (사진=이혜지 기자)
또 최근 시설관리 인력 이탈로 안전 우려가 커진 데다 운영자금도 대부분 소진돼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말 사이 일부 주류 재고 등을 할인 판매하면서 매장에 고객이 몰렸지만, 영업 정상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9일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등을 불러 긴급 운영자금 확보와 회생 방안 마련을 촉구했지만 추가 자금 조달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늦어도 오는 16일 법원에 파산을 신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시항고 기간은 20일까지지만 이를 기다리지 않고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는 회생절차 폐지 이후 별도의 일반 파산을 신청하기보다 회생절차와 연계된 '견련파산'을 추진하는 것이 이해관계자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견련파산은 회생절차가 종료된 기업을 법원이 기업 신청이나 직권으로 곧바로 파산 절차에 넘기는 제도입니다. 견련파산이 이뤄지면 회생절차에서 발생한 공익채권의 우선변제 지위가 유지되지만, 회생절차 종료 후 일반 파산으로 넘어가면 공익채권의 법적 지위와 변제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권 회수전 본격화…금융당국도 비상
현재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대금과 체불임금 등이 대부분입니다. 메리츠금융 등 채권단이 담보권을 설정한 자산을 제외하면 가용 현금성 자산은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후순위 채권자 간 채권 회수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이성진 재무관리본부장 등 집단 고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도 후속 대응에 나섰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부터 은행·보험사·상호금융·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홈플러스 임차점포 대주단 자율협약' 구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임차점포는 임대인이나 금융사가 출자한 부동산펀드가 대출을 받고 홈플러스가 임차료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홈플러스 청산으로 임차료 지급이 중단되면 임대인에게 자금을 빌려준 금융회사로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율협약 초안에는 개별 금융회사의 단독 채권 회수를 제한하고 담보권 행사나 대출채권 매각·양도도 대주단 전원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대주단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연체이자를 감면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의 자금 조달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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