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가격 내렸는데 마진은 줄었다…석화업계, 하반기 ‘먹구름’
에틸렌 마진 122달러…61%↓
‘래깅효과 덕’에 2분기까진 선방
3분기 공급 우위…실적 ‘빨간불’
2026-07-01 14:29:22 2026-07-01 14:49:22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종식되며 급등했던 국제 나프타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습니다. 원가 부담은 낮아졌지만 제품 가격이 함께 떨어지면서 석유화학 업황의 핵심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마저 쪼그라들었습니다. 원료와 제품 가격의 동반 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하반기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릴 전망입니다.
 
경기 안산시 한 비닐 생산 업체에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폴리에틸렌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1일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최근 일본 운임포함인도조건(C&F) 현물 기준 국제 나프타 가격은 톤당 65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달과 비교해 233달러, 비율로는 26.39% 하락한 수치입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과 4월 나프타 월평균 가격은 각각 1063.14달러와 1018.64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무력 충돌 기간 공급 차질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며 원료 가격 폭등을 야기했지만 중동발 공급망 불안이 해소되면서 빠르게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원료 가격 하락세에 발맞춰 대표적인 석유화학 제품인 에틸렌 가격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지난달 26일 기준 한국 본선인도조건(FOB) 현물 에틸렌 가격은 톤당 795달러로 집계돼 전달보다 23.56% 떨어졌습니다. 
 
지난 4월 평균 톤당 315달러를 유지했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6월 들어 평균 122.53달러로 주저앉았습니다.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에틸렌 스프레드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운영하는 석유화학 기업의 핵심 채산성 지표입니다. 통상적으로 에틸렌 스프레드 손익분기점은 톤당 300달러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두 달 만에 마진율이 약 61% 감소하며 기업들이 제품을 팔아 남기는 이익 규모가 대폭 축소된 셈입니다. 원가 절감분보다 제품 판매가 하락 폭이 더 가파르게 나타나며 업체들이 공장을 가동할수록 이윤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하는 양상입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다만 당장 2분기 실적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방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4~5월 나프타 가격이 높은 수준인 데다, 저가 원료를 투입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래깅효과’가 실적을 뒷받침하기 때문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2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둘 전망입니다. LG화학(051910)은 영업이익 3542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되며, 한화솔루션(009830)(1757억원), 금호석유화학(011780)(1210억원), 롯데케미칼(011170)(1000억원 안팎)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됩니다. 
 
최근 급격히 악화된 에틸렌 스프레드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손익에 반영되면 수익성은 다시 둔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다각화된 원료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증설 물량이 맞물리면서 공급 우위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김서연 나이스(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상반기 실적 회복은 중동발 공급 차질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 개선에 주로 기인한다”며 “향후 중동 지역의 정상화와 중국 등 주요 생산국의 가동 확대가 이어질 경우 수익성은 다시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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