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벌금·과태료’, 한국은 ‘개입 불가능’…층간소음 민원·범죄 10년새 70%↑
폭력·살인 등 '범죄'로까지 번지는 층간소음
전문가 "경찰 개입에 대한 사회적 논의 필요"
2026-05-03 14:37:03 2026-05-03 16:14:06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된 지 십수 년째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층간소음 갈등에 따른 민원과 범죄도 10년 새 70% 증가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청해도 경찰은 “집회 시위를 측정하는 데시벨 외엔 층간소음에 관한 별다른 기준이 없다”며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이하 이웃센터)를 추천해 갈등을 풀라고 할 정도입니다. 
 
3일 한국환경공단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층간소음으로 이웃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온라인과 콜센터 등을 합해 2015년 1만9278건에서 2025년 3만2662건으로 10년 만에 69.4% 늘어난 걸로 집계됐습니다. 이웃센터가 지난해 현장 진단을 접수한 7111건 중엔 뛰거나 걷는 소리가 4952건(69.6%)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층간소음을 측정하고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이웃사이센터 역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엔 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음 원인이 어느 정도 밝혀져도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법적인 강제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재로선 피해자가 직접 증거를 수집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으로 꼽히는 실정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에는 주간(오전 6시~밤 10시)엔 1분당 평균 39데시벨(㏈), 야간(밤 10시~오전 6시)엔 1분당 34㏈ 이상이면 층간소음이라고 간주됩니다. 다만 이 역시 분쟁 조정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일 뿐입니다.
 
(사진=챗GPT)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치된 갈등은 강력 범죄로 번지고 있습니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층간소음 분쟁에서 유발된 범죄의 형사 판결문 734건을 추출해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연평균 73건의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층간소음에 따른 범죄 10건 중 7건(70.6%)은 폭력 범죄였습니다. 10건 중 1건(9.9%)은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졌습니다. 
 
층간소음 문제가 범죄로 번지기 전 공권력이 개입하거나 형사법상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의견은 갈립니다. 한 일선 경찰은 "층간소음이 정확한 원인을 특정하기도 힘들다"며 "경찰은 형사가 아닌 민사 관련 분쟁엔 개입할 수 없어서 민원이 발생해도 해결하기가 난감하다"고 했습니다.
 
반면 해외 사례를 들어 경찰 권한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미국 뉴욕은 지속적 소음으로 타인의 생활을 방해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고, 중국은 환경오염방지법에 따라 200위안의 벌금을 매깁니다. 프랑스는 야간 소란 등을 3급 위경죄로 규정해 최대 450유로, 독일은 불필요한 소음으로 이웃에 피해를 줄 경우 최대 5000유로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우리나라 경찰은 단순히 갈등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개입하지 않고, 범죄가 발생했을 때 들어갈 수 있다"며 "층간소음의 경우 경찰이 사전에 개입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사회적 논의부터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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