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 ‘동시 충격’…항공업계 ‘비상경영’
한진 소속 5개 항공사 지출 절감 돌입
전쟁 장기화 시 2분기 적자 전환 전망
2026-04-01 14:45:12 2026-04-01 14:53:51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며 국내 항공업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치솟으며 고유가·고환율의 ‘동시 충격’이 현실화되자, 비교적 체력이 탄탄한 대한항공(003490)마저 비상경영 체제 들어가는 상황이 됐습니다. 업계는 이 같은 비용 압박이 장기화할 경우 2분기(4~6월) 실적 방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3월25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가 주기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1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한진그룹 소속 5개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020560)·진에어(272450)·에어부산(298690)·에어서울)는 이날부터 일제히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4개 항공사는 이달부터 일부 국제선 운항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조치에도 나섰습니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는 것보다 차라리 편수를 줄이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항공유는 항공사 전체 비용의 약 3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탑승률이 낮은 노선을 무리하게 운영하기보다 감편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으로 꼽힙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유 가격 급등에 따라 4~5월 두 달간 국제선 4개 노선에서 총 14회(왕복 기준)의 단발성 감편을 시행합니다. 에어서울은 4월6일부터 28일까지 인천~괌 노선을 주 7회에서 주 4회로 축소합니다. 진에어는 4월4일부터 30일까지 인천발 괌·클라크·나트랑 노선과 부산발 세부 노선 등 일부 국제선에서 총 45편을 비운항하기로 했습니다. 에어부산 역시 4월 부산~괌 왕복 14편, 부산~다낭 왕복 4편, 부산~세부 왕복 2편 등 일부 노선 운항을 중단합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500원을 넘어서며 항공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6원 내린 1508.5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1500원 선을 웃돌고 있습니다. 전날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인 1530원대를 기록했습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비와 정비비, 항공유 결제 등을 달러로 지불하기 떄문에 환율 상승이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항공업계는 지난달 중순부터 급등한 유가와 고환율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1분기(1~3월)보다 2분기 실적에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환율에 동시에 출렁이면 비용 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해 고유가와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2분기에는 상당수 항공사가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이달 발권되는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는 전월 대비 최대 3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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