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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5일 17:1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체감하는 자금 조달 환경은 오히려 더 양극화되고 있다. 동일한 금리 수준에서도 산업과 신용도, 현금흐름에 따라 자금 접근성과 조달 비용이 크게 갈리는 'K자형 신용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크레딧 시장의 판단 기준 역시 단순한 경기 흐름을 넘어 구조적 요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업 간 신용의 경계선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 대응과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짚었다.
김선영 IB토마토 대표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2026 크레딧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IB토마토)
<IB토마토>는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심화하는 'K자형 양극화' 신용의 경계를 묻다>라는 주제로 '2026 크레딧 포럼'을 개최했다. 김선영 IB토마토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IB토마토는 매년 크레딧 포럼을 통해 기업 신용도와 자금 조달 환경을 둘러싼 구조적 변화를 점검해왔다"라며 "올해는 금리 인하 기대와 달리 기업과 산업 간 신용 여건 격차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크레딧 시장의 본질적 변화를 짚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글로벌 통화 긴축이 정점을 지나고 있음에도 국내 시장에서는 업종·신용도·만기별로 자금 조달 여건이 뚜렷하게 갈리며 'K자형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어 "반도체·조선·방산 등은 글로벌 수요 회복과 지정학적 환경 변화의 수혜를 받으며 실적과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지만, 건설·석유화학·유통 등은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며 높은 조달 금리와 제한적인 투자 수요에 직면해 있다"라며 "이 같은 산업 간 온도 차는 크레딧 시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럼을 통해 금리 환경, 정책자금, 기업 거버넌스, 현금흐름 등 핵심 요소들이 신용도의 경계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기업과 투자자가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민병덕·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재계와 학계가 힘을 모아 변화하는 크레딧 시장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 의원은 "고환율과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재편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산업과 기업 간 신용 여건의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라며 "단기물과 우량 등급에는 자금이 집중되는 반면 비우량·중장기 영역은 여전히 경색이 이어지는 등 시장의 분절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책자금 확대가 이러한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중요한 변수"라며 "금융은 시장의 공정성과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크레딧은 건전한 기업에 자금이 원활히 흐르고 취약 부문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신용평가의 신뢰성과 자금 조달 체계 등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경쟁력 있는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럼이 시장과 정책이 함께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김정호 교수는 글로벌 경제 질서가 안정에서 불확실성으로 이동하며 크레딧 시장의 판단 기준 역시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세계는 지금 평화에서 전쟁으로, 안정에서 불확실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라며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가 동시에 전개되며 복합적 위기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의 일상화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을 강화하고 안전자산 선호를 높이고 있다"라며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금 가격 상승 흐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달러의 지위에는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세계 경제는 복합적 위기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인공지능(AI) 혁명과 산업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됐고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르네상스가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변화가 새로운 번영으로 이어질지, 불평등과 위험을 심화시킬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은 자급적 산업 구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내수 위축과 부동산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의 대응 전략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내는 반도체·조선·원전·방산 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도 "주가 상승과 원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등 복합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어떤 산업과 국가에 집중할 것인지, 무엇이 안전자산인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IB토마토가 개최한 2026 크레딧포럼 현장 (사진=IB토마토)
첫 번째 세션에서는 최성종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크레딧전략팀 연구원이 '스프레드가 갈라놓은 시장'을 주제로 크레딧 시장 흐름을 진단했다. 그는 "최근 크레딧 시장에서는 동일한 신용등급 내에서도 기업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A등급 이하에서는 금리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국고채 금리 상승과 함께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된 점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최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됐지만, 금통위 이후 금리 방향 전환 가능성이 반영되며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다"라며 "이로 인해 연초효과로 나타났던 스프레드 축소 흐름이 상쇄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2.9% 수준에서 3.2%까지 상승하며 크레딧 채권과의 금리 격차를 벌렸다.
수급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 확대되고 있다. 공사채와 특수은행채, 정책금융 성격의 채권 발행이 늘어나며 상위 등급 중심으로 공급 부담이 커졌고, 채권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되는 반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나타나며 크레딧 수요가 약화됐다. 이에 기업들은 회사채 대신 기업어음(CP) 등 단기물 중심으로 자금 조달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산업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석유화학과 건설은 실적 부진과 수급 부담으로 발행 여건이 악화된 반면 방산과 증권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AAA~AA 등급에서는 금리 격차가 축소된 반면 A등급 이하에서는 확대되는 등 동일 등급 내 차별화가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신용 스프레드는 점진적으로 축소될 수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윤원태 SK증권 자산전략부 부서장이 '정책자금 이후의 신용'을 주제로 크레딧 시장 변화를 진단했다. 그는 "2025년이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수요가 공급을 압도했던 시기였다면, 2026년은 정책자금 확대와 금리 방향 전환 가능성이 맞물리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윤 부서장은 정책금융의 영향력 확대를 핵심 변수로 꼽았다. 그는 "정부가 첨단 전략산업 육성과 AI 경쟁 대응을 위해 대규모 정책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산업은행 채권과 공공기관 채권 발행이 증가하면서 시장 내 공급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부문 발행 확대는 민간 회사채 수요를 흡수하는 구축 효과로 이어져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부서장은 "결국 올해 크레딧 시장은 공급 증가와 수요 기반 약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 속에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동일 등급 내에서도 업종과 기업별 펀더멘털에 따른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량채 선호는 지속되겠지만 민감 업종에 대한 선별은 강화될 것"이라며 "정책 흐름을 반영한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크레딧 시장 환경 속에서 대응 전략을 모색하려는 기업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과 운영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번 포럼은 크레딧 시장의 현재 흐름과 향후 방향성을 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이번 포럼은 K자형 양극화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실제 산업과 신용시장 흐름 속에서 구체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라며 "각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업종별 격차와 자금 조달 환경 변화, 대응 전략까지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변화하는 크레딧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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