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HMM(011200)의 노사 갈등이 본사 부산 이전 문제로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사측과 정부의 본사 이전 추진에 반발한 노동조합이 청와대 앞에서 총력 투쟁을 선언하며 벼랑 끝 전술에 돌입했습니다. 육상 직원을 대표하는 사무금융노조뿐만 아니라 해상 직원을 대표하는 해상노조까지 연대 의사를 밝히면서 해운 물류 마비를 불러올 파업 전운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25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25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 강제 이전 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노동조합은 합리적인 요구가 묵살되고 지점 이전을 강행할 경우 다음달 2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거쳐 헌법이 보장한 최후의 수단인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사측의 본사 이전 추진에 맞서 지방 이전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전담 조직(TF)을 구성해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김태갑 비대위원장은 “완벽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본사 이전은 영업 네트워크를 단절시키고 비용을 증가시켜 기업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며 “숙련된 핵심 인력 이탈이 불을 보듯 뻔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하락시킬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화주 및 선박, 금융기관 대다수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육상 직원의 상당수가 수도권 거주자인 상황에서 뚜렷한 주거나 교육 대책 없는 이전은 사실상 ‘강제 이주’와 다름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성철 사무금융노조 HMM 지부장 역시 창립 50주년을 맞은 회사의 상황을 개탄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 지부장은 “해양수도 완성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의 실상은 부산의 표심만을 노린 정치적 야욕”이라며 “국정 과제 수행이라는 이름 아래 어떠한 협의나 합리적 근거 없이 권력의 힘으로만 압박하는 처사는 민주주의가 아닌 신독재”라고 강도 높게 규탄했습니다.
회사 자체 타당성 검토에 따르면 현재 본사 위치에서의 효율성이 100이라면 지방 이전 시 효율성은 60~70 수준으로 떨어져 막대한 경영 비효율과 손실이 불가피합니다. 사측이 이전 결정을 관철하기 위해 이사회 정원을 의도적으로 조정하는 등 상법상 의사결정 원칙과 경영 자율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노조는 불성실한 교섭 태도 즉각 중단, 본사 강제 이전 계획 철회, 부당한 경영 개입과 인사 외압 중단을 3대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해운 물류 전문가와 정부, 사측, 노동자가 모두 모이는 공개 정책 토론회 개최를 전격 제안했습니다.
기자회견에는 그동안 ‘노노 갈등’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입장을 아껴온 해상노조도 참석해 힘을 보탰습니다.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어떤 정책이든 일방적으로 추진돼 노동자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육상과 해상 직원이 회사를 함께 이끌어왔는데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 이전과 관련해 직원들의 동의가 있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동의 여부는 알지 못하며 과거 부산에 랜드마크 사옥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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