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교통정리, 박찬대에 달렸다
김남준·송영길 계양을 경합…공천 지연
연수갑 보궐 구도, 박남춘 거취가 변수
공항공사 공석…'반대급부' 물밑 셈법
2026-03-11 18:03:24 2026-03-11 19:04:06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민주당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교통정리에 나서야 할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모두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두 선거구(계양을·연수갑) 후보 배치의 열쇠를 쥔 인물로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가 꼽힙니다.
 
1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박 의원의 사퇴 시기와 후보 배치 구상이 인천 보궐선거 전체 판세를 좌우할 전망입니다.
 
정청래(오른쪽) 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의원이 11일 오전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열린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남준·송영길 계양을 경합…공천 지연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출마로 공석이 된 계양을은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보궐선거가 확정된 선거구입니다. 현재 민주당 안에서는 5선 출신으로 계양을이 정치적 텃밭인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거론됩니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지역구라는 상징성에다 민주당 지지층이 두터워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계양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에는 경인교육대학교에서 북콘서트를 열며 사실상 선거 행보에 돌입했습니다.
 
같은 날 박 의원은 인천 계양구의 한 식당에서 한준호 의원, 김 전 대변인과 만찬 회동을 가졌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남준 전 대변인이 연수갑에 오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연수갑에서는 승산이 낮은 만큼 김 전 대변인에게는 계양을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13일 돈봉투 의혹 항소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20일에는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벗었습니다. 같은 날 민주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한 송 전 대표는 "정청래 대표와 상의해 결정하겠다"며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다만 송 전 대표 주변에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인천(계양을이든, 연수갑이든)에 남아 국회 복귀를 노려야 한다는 쪽과 전남 출신이라는 지역 연고를 살려 광주시장 출마로 방향을 틀어도 된다는 쪽으로 갈리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송 전 대표가 광주로 향하면 계양을 공천은 단순해지지만, 인천 정가에서는 5선의 정치 자산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아쉬움도 나옵니다.
 
문제는 두 사람 모두 계양을을 원하는 상황에서 공천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박 의원은 계양을 공천이 늦어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계양을은 대통령 지역구인 만큼 지도부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박 의원은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늦어지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공천 경쟁이 길어지면 인천 지역 이슈가 계양을 공천 갈등에 매몰될 수 있습니다. 인천시장 선거를 이끌어야 할 박 의원으로서도 부담이 커집니다. 이 관계자는 "박 의원은 우리끼리 집안 싸움하는 모습을 최소화하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1일 오후 인천 강화군 서검도 앞바다 조업한계선 근처 괴리어장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왼쪽 두번째)와 박찬대 의원(인천시장 후보)이 새우잡이 조업 현장 체험을 하고 간식을 먹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수갑 보궐 구도, 박남춘 거취가 변수
 
계양을 공천은 연수갑 구도와 맞물리면서 방정식이 더 복잡해집니다. 박 의원이 지난 4일 인천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되면서 연수갑 의원직 공석은 기정사실이 됐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박 의원의 사퇴 데드라인은 5월4일입니다. 4월30일 이전에 사퇴하면 연수갑 보궐선거가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집니다.
 
연수갑은 민주당에 녹록지 않은 지역입니다. 분구 이전 연수구 단일 선거구 시절 황우여 의원이 4선(16~19대)을 한 보수 텃밭이었습니다. 박 의원이 2016년 20대 총선에서 연수구 30년 역사상 첫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지만, 득표율 차이는 0.29%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황우여 의원이 4선 한 지역"이라며 "연수갑은 중도 확장성이 있고, 인천을 잘 아는 인지도 높은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남춘 전 시장은 박찬대 의원의 인천시장 출마를 지지하며 자신의 시장 도전을 접었습니다. 인천 정가에서는 그 과정에서 연수갑 출마가 사실상 약속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송 전 대표가 계양을 공천에서 밀릴 경우 연수갑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송 전 대표는 전략공천 형태라면 연수갑도 수용할 수 있지만, 스스로 먼저 나서기는 어려운 처지입니다.
 
결국 계양을에 김남준, 연수갑에 송영길이라는 배치가 이뤄지려면 박남춘 전 시장의 양보가 전제돼야 합니다.
 
박 의원은 연수갑 후보에 대한 지분을 주장하지만, 특정 후보를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인지도가 높은 분이 유리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박남춘 전 시장과 송 전 대표를 염두에 둔 듯한 입장을 보입니다.
 
인천시장 후보로서 당내 경쟁자의 거취를 직접 언급하기 부담스러운 처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인천 정가에서는 박 의원이 박남춘 전 시장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박남춘 전 시장이 시장 도전을 접고 박 의원을 밀어준 경위가 있는 만큼, 그 빚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공항공사 공석…'반대급부' 물밑 셈법
 
인천 정가에서는 박남춘 전 시장을 설득하려면 상응하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달 25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정부와의 갈등 끝에 임기를 4개월 남기고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사장직이 물밑에서 거론됩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 소재 대표 공기업입니다. 인천시장을 역임한 박남춘 전 시장의 행정 경력과 연결 고리가 있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무게가 실립니다.
 
이런 구도에서 교통정리를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인물이 박찬대 의원이라는 것이 인천 정가의 중론입니다. 계양을 공천은 형식적으로 지도부 소관이지만, 연수갑에 누구를 세우느냐가 곧 계양을 공천의 방향을 결정짓습니다. 박남춘 전 시장과 가장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 박 의원인 만큼, 그 거취를 정리할 수 있는 사람도 박 의원이라는 것입니다.
 
의원직 사퇴 시기도 고민거리입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당에서 결정해 줄 것"이라고 했지만, 박 의원 입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시나리오는 인천시장에서는 이기면서 자신의 빈 지역구인 연수갑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는 그림입니다. 시장직을 위해 의석을 내줬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승산이 불투명한 보궐선거를 굳이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를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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