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미국이 이란을 향해 다시 한번 대대적 공세에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 목표가 달성되면 전쟁을 즉각 종료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반면 이란은 버티기에 들어가며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등 항전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공동으로 작전에 나선 이스라엘은 이란 전역을 비롯 바레인 남부까지 폭격을 가했습니다. 결국 이번 전쟁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결정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전략'도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지난 5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공습을 받은 후 연기 구름이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국방부 "격렬 공습"…이란, 결사항전
미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 이란을 향해 "가장 격렬한 공습을 하겠다"고 밝힌 직후 이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에 있는 무기 연구시설을 타격하는 등 이란 전역에 대대적 공습을 가한 겁니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란은 소형 선박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설치를 강행했습니다. <CNN>은 "현재까지는 (이란이 설치한 기뢰가) 수십 개 정도지만 수백 개까지 설치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 측이 보유한 기뢰는 2000~6000개로 추정됩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뢰가 설치됐고 바로 제거되지 않으면 이란은 이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란은 항복 없이 전쟁 장기화까지 염두에 둔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이란에 두 차례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 측이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란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의 폭격으로 사망한 뒤 차남 모즈타바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했습니다.
모즈타바는 아버지 하메네이보다 미국에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종교 보수 세력의 지지를 받아온 인물로, 기존보다 강경한 대미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전쟁의 종식은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이란 측도 중재 의사를 밝힌 여러 국가와 물밑 접촉을 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전쟁 종식 조건으로 단순한 전투 중단 여부와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등을 내세울지에 대해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쟁 종료는 미국의 선언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양 위원은 "이란의 대응 문제도 있고, 이미 중동 지역은 벌집처럼 쑤셔놓은 상황"이라며 "아랍 국가들에 대한 미사일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 문제 등 지역 불안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이란은 항복할 상황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공격이 계속되는 한 저항을 지속하고 필요하면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트럼프 '조기 종전' 구상 흔들
미국과 함께 작전에 참여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도 확전 여부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 전역을 공격하며 레바논 무장정파(이란 지지 세력) 헤즈볼라 거점지까지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8일 테헤란 북서부 주요 연료 보급기지인 샤흐런 석유 저장소와 남부 정유 단지 레이 지역의 연료 저장고 등도 폭격했습니다.
미국 측은 이스라엘에 다급히 타격 자제를 요청했는데요. 중동 전쟁 확전을 우려한 조치로 보입니다. 해당 시설은 이란이 먼저 걸프 지역 석유 시설을 공격했을 때 사용해야 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했기 때문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의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은 매우 곧 끝날 수 있다"며 전쟁 종료가 임박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공격 가능성도 동시에 거론해 메시지가 엇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여기에 미국 내 여론, 마가(MAGA) 세력 내 비판, 전쟁에 따른 부담 등도 중동 전쟁 종료의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몇 차례 대규모 공습을 강행한 뒤 자체적인 승리 선언 등을 통해 전쟁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든 공격을 중단하려면 '승리했다'는 정치적 선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가 생각하는 승리 조건이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며 "예를 들어 이란 지도부 완전 제거가 목표인지, 다른 군사적 성과가 필요한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알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하 교수는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이란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약화시켰다고 선언해야 멈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양 위원은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이란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국제사회가 유가 문제 등을 고민하는 것과 달리, 이스라엘은 자국 안보 차원에서 이란을 반드시 제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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