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는 '취업절벽', 판사는 '업무효율'…법률 AI가 가른 명암
“AI거 1~2년차 대체”…신입변호사 채용 15%뿐
판사 재판권은 헌법에 명시…AI 대체 우려 적어
2026-02-02 16:23:27 2026-02-02 16:23:27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법률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법조계 온도차는 극명합니다. 특히 직군별로 두드러집니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채용 위축에 따른 일자리 불안을 호소하는 반면, 판사 사회에서는 업무 효율을 높이는 유용한 도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신입 변호사 채용은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변호사 취업 플랫폼 리걸크루가 지난해 1~10월 국내 구인·구직 플랫폼에 게시된 채용 공고 2242건을 분석한 결과, 신입 변호사 채용 공고는 전체의 15%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선호 연차가 적힌 공고 1446건 중 62%(896건)는 3년차 이하 경력 변호사를 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채용 위축은 법률 AI가 신입 변호사들이 맡던 초기 리서치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는 이미 업계에선 법률 AI 활용이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5대 로펌에서 근무하는 A변호사는 “초기 판례 리서치, 정부의 실무 가이드라인 요약 등의 측면에서 법률 AI가 크게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며 “실제로 1~2년차 변호사가 수행하는 초기 리서치는 많은 부분 대체가 가능할 듯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아직 일자리 위협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하는 외국계 기업 사내변호사들의 경우, 법무팀 외 다른 팀의 계약서 검토의 자동화 등 사례를 보면서 실질적인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5대 로펌 소속 B변호사는 “신입 변호사 채용 규모를 공식적으로 줄이진 않고 있다. 숫자를 줄이면 조직 상황이 나쁘다는 신호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인력 공백이 생겨도 중간 연차 변호사를 추가로 뽑지 않는 것이 최근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법률 AI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김단영 김단영변호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AI 도입으로 업무가 효율화된 것은 맞지만, 변호사의 모든 업무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존재하지 않는 판결문을 제시하거나, 정반대 취지의 내용을 판례로 요약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판사 직군에서는 법률 AI로 인해 직무가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법률 AI를 보조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C판사는 “판사은 실제로 판례 검색이나 기록 검토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도 “재판을 할 땐 판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직역이 대체될 것이라는 걱정을 해본 적 없다”고 했습니다. 헌법 제27조 1항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며 판사이 재판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D판사 역시 “판결문을 직접 작성하도록 맡기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지만, 유사 사건의 판례를 찾아주는 용도로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최근 법원 역시 AI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23일 사법부 AI 정책을 전담할 사법인공지능심의관 보직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AI 활용으로 업무에 혼선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판사는 “최근 AI를 활용해 작성된 의견서를 접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생소한 판례라고 생각해 직접 찾아보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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