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암흑물질 고해상도 지도 나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작성
우주 형성 과정 풀 실마리 제공
2026-02-02 11:18:01 2026-02-02 14:36:58
국제 천문학계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정밀한 암흑물질 분포 지도를 제작해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작성된 어떤 암흑물질 지도보다 두 배 이상 세밀하고 선명한 구조를 보여주며, 특히 은하가 활발히 형성되던 80억~110억년 전 우주의 모습까지 되짚어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게재됐습니다.
 
NASA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촬영한 약 80만 개의 은하를 포함하는 이미지. 파란색으로 표시된 암흑물질 지도가 겹쳐져 있다. (이미지=NASA)
 
왜 암흑물질에 주목하는가
 
천체물리학자들이 암흑물질에 집요할 정도로 주목하는 이유는, 여러 관측 결과가 암흑물질의 존재를 전제해야만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은하의 바깥 별들은 중심부와 거의 같은 속도로 회전하고 있으며, 은하단에 속한 은하들은 보이는 질량만으로는 도저히 유지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중력으로 단단히 묶여 있습니다. 또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중력렌즈 현상에서는 보이지 않는 질량이 먼 은하에서 온 빛의 경로를 휘게 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와 우주의 대규모 구조 분석 역시 같은 결론을 지시합니다. 초기 우주에 보이지 않는 추가 질량이 존재한다고 전제할 때만, 오늘날 우리가 보는 은하 분포와 거대한 우주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우주는 우리가 직접 관측할 수 있는 ‘보통물질(baryonic matter)’ 약 5%, 암흑물질 약 26~27%, 그리고 나머지 약 68%는 암흑에너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눈으로 보고 감지할 수 있는 우주는 전체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의 중력 이론을 수정하려고 시도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관측을 동시에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암흑물질의 존재를 대입하면, 이 모든 현상이 하나의 틀 안에서 일관되게 이해됩니다.
 
암흑물질은 빛을 내지도, 흡수하지도, 반사하지도 않으며 중력을 제외한 다른 물질이나 에너지와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암흑물질이 지구를 통과하더라도 우리는 그 존재를 감지하지 못합니다. 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암흑물질 입자들이 우리 몸을 스쳐 지나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합니다.
 
암흑물질의 존재는 아직까지는 중력을 통해서만 드러납니다. 암흑물질이 형성한 거대한 중력장이 먼 은하에서 온 빛의 경로를 미세하게 휘게 만듭니다. 연구자들은 이 왜곡을 정밀 분석해 보이지 않는 질량의 위치와 분포를 역으로 추적합니다. 이것이 바로 중력렌즈 기법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지도는 약 25만개의 먼 은하에서 온 빛의 왜곡을 분석해 완성됐습니다. JWST의 뛰어난 적외선 감지 능력 덕분에 더 어둡고 먼 우주까지 세밀하게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새롭게 작성된 지도에서는 암흑물질이 거대한 필라멘트 형태로 우주를 가로지르며, 그 교차점마다 실제로 은하와 은하단이 밀집해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암흑물질이 먼저 우주의 ‘틀’을 만들고, 그 위에 은하와 별이 형성됐음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중력에 의해 빛이 미세하게 왜곡되는 것을 관측하는 데 사용된 JWST.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우주 진화 단서 밝힐 ‘우주 설계도’
 
이번 초고해상도 암흑물질 지도는 이전에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희미하고 작은 질량 구조까지 포착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주가 어떻게 현재와 같은 거대한 구조로 진화해왔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우주 설계도’가 마련됐습니다.
 
특히 은하와 별이 활발히 형성되던 시기인 약 80억~110억년 전의 암흑물질 분포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되면서, 우주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한층 정교해졌습니다. 왜 특정 위치에 은하가 모이고, 왜 거대한 은하단이 형성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관측 우주학자 디아나 스코냐밀리오(Diana Scognamiglio)는 “이번 지도를 통해 이전에는 관측되지 않았던 미세한 구조와 질량 집중 지역을 탐지하고, 우주 초기까지 암흑물질 분포를 확장해 추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암흑물질의 정체는 여전히 암흑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정밀한 분포 지도를 확보함으로써, 그 성질과 역할을 추론할 수 있는 단서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번 연구는 인류가 처음으로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 ‘보이지 않는 골격’을 선명하게 확인한 순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서경주 객원기자 kjsuh57@naver.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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