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김경 제명 나섰다…'구속' 옥재은 방치
옥재은, 구속 기소 70일째 윤리위 미상정
김경은 경찰 수사 입건 단계서 제명 유력
2023년 '정진술 제명' 미구속 상태서 처리
서울시의회 윤리위원회 '선택적 징계' 논란
2026-01-23 15:13:53 2026-01-23 15:13:53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서울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오는 27일 김경 시의원(무소속·강서1)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합니다. 공천헌금 의혹 등 5대 비위가 적시됐고, 제명이 유력합니다. 공천헌금 의혹 등 5대 비위가 적시된 김 시의원에 대해선 '제명'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정작 억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옥재은 의원(무소속·중구2)은 70일 넘게 윤리위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시의회가 비위 의원별로 '고무줄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2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옥재은 시의원은 2022년 말부터 2023년 말까지 교육 기자재(전자칠판) 납품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약 3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옥 시의원은 경기남부경찰청에 의해 지난해 11월25일 구속됐고,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12월19일 그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왼쪽부터 김경 서울시의원과 옥재은 서울시의원. (사진=서울시의회)
 
반면 김경 시의원은 2022년 8회 지방선거 당시 공천을 받는 대가로 1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당원 위장전입, 당비 대납, 업무추진비 유용, 가족 회사 특혜 수주 등 여러 비위 의혹에 휩싸여 있습니다. 현재 경찰은 김 시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수사 중입니다. 김 시의원은 경찰에 출석해 세 차례 조사를 받았고, 현재 출국금지된 상태입니다.
 
객관적인 수사 단계만 보면, 이미 구속기소돼 재판을 앞둔 옥 시의원이 피의자 신분인 김 시의원보다 중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시의회 윤리위의 대응은 판이합니다. 신동원 윤리위원장(국민의힘·노원1)은 김 시의원의 의혹이 공론화된 지 불과 2주 만에 징계요구안을 발의했으며, 징계를 논의할 윤리위를 27일에 열기로 했습니다. 반면 구속된 지 70일 넘은 옥 시의원에 대해선 윤리위 상정 움직임조차 없습니다.
 
시의회가 구속이나 기소 등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신속한 징계가 가능하다는 점은 지난 2023년 정진술 전 시의원의 제명 사례에서 증명된 바 있습니다.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정 전 의원은 성비위 의혹이 제기되었을 뿐 수사기관에 입건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시의회는 '품위 손상'을 이유로 신속하게 정 전 시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았습니다. 2023년 4월 의혹이 제기되자 민주당 서울시당은 그해 5월 그에 대해 제명을 처분했고, 시의회 윤리위는 8월9일 제명을 의결(재석 11명 중 9명 찬성)했으며, 28일 본회의에서 재석 99명 중 찬성 76명으로 제명을 확정했습니다. 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시의원 제명이었습니다.
 
서울 중구 소재 서울시의회 청사. (사진=서울시의회)
 
주목할 점은 당시 시의회 정당 구성입니다. 2022년 지방선거 결과 전체 112석 가운데 국민의힘은 76석, 민주당은 36석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의석만으로도 제명 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인 75석)를 초과했습니다. 당시 윤리위 역시 국민의힘 10명, 민주당 5명으로 국민의힘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국민의힘은 다수 의회를 확보, 시의회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전직 민주당 소속 시의원을 신속하게 제명까지 한 겁니다.
 
공교롭게도 현재 윤리위 역시 국민의힘 10명, 민주당 5명입니다. 옥 시의원은 본래 국민의힘 소속으로 시의회 홍보물 편집위원장까지 지냈다가 뇌물 수수 의혹으로 탈당했습니다. 김 시의원도 지난해 9월 탈당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원소속 정당'에 따라 징계 속도가 조절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시의원 A씨는 "김경 시의원은 이미 민주당이 아니라 비호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같은 잣대로 보면 함께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김 시의원은 탈당했으므로 민주당 의원들은 당론 없이 양심에 맞게 본회의에서 (징계 여부를) 투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옥 시의원에 대한 윤리위 회부와 징계도 논의됐지만, 옥 의원이 구속 상태라서 윤리위에 출석해 직접 소명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회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인천시의회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인천시의회 전체 40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24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신충식·조현영 의원은 전자칠판 납품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3월28일 구속됐고 탈당했습니다. 인천시의회 윤리위는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징계 절차를 밟지 않고 있습니다. '1심 판결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게 인천시의회 측 입장입니다. 신 의원과 조 의원은 각각 구속기간 만료와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