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9회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인천 정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인천 연수갑)은 인천시장 출격 채비를 사실상 마쳤습니다. 박 의원은 2월과 3월 연이어 출판기념회를 계획하는 등 대외활동 보폭을 넓히는 중입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가운데선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계양을 구도가 흥미롭습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 계양을 '원조'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맞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24년 12월14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씨 탄핵소추안을 안건으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찬대, 인천시장 출마…박남춘, 박찬대 빈 자리로
2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박찬대 의원은 오는 2월10일엔 서울 여의도에서, 3월2일엔 모교인 인하대학교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합니다. 정치권에선 박 의원이 이례적으로 출판기념회를 연이어 여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시점에 인천시장 출마를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박 의원의 모교인 인하대는 인천을 대표하는 거점 대학인데, 박 의원이 이곳에서도 출판기념회를 여는 건 젊은 유권자층을 공략하고 지역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여론조사로 확인된 지표도 좋습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3일 공표한 인천시장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차기 인천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박찬대 의원은 42.6%를 기록해 같은 당의 김교흥 의원(5.3%)을 크게 앞섰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박찬대 72.5% 대 김교흥 5.2%로, 경선 통과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박 의원은 유정복 현 인천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양자대결에서 박찬대 52.1% 대 유정복 36.8%로 나타났습니다. 두 사람 간 격차는 오차범위(±3.1%포인트) 밖입니다. 특히 승패를 가를 중도층에서 박 의원은 48.0%의 지지를 얻어 유정복 시장(33.6%)에 14.4%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습니다.(해당 조사는 지난해 12월 20~21일 인천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박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나설 경우 공석이 될 인천 연수갑도 주목해야 합니다.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박 의원 지역구 보궐선거에 나설 경우 인천시장을 둘러싼 당내 교통정리 의미까지 갖게 됩니다. 박 전 시장은 인천에서 두터운 지지 기반을 갖춘 중량급 인사입니다. 2018년 7회 지방선거에 당선돼 인천시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유력한 인천시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천지역 정가에선 박찬대 의원이 박남춘 전 시장에게 연수갑 지역구를 내주는 대신, 박 전 시장의 조직을 흡수해 인천시장 선거를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실제로 박 전 시장은 박 의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인천시장 출마를 고심하던 박 전 시장이 최근 말을 아끼고 있는 배경엔 두 사람의 이런 사전 교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습니다.
김남준 대변인이 지난해 12월2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희귀질환 환우·가족 현장소통 관련 브리핑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 지역구 '계양을'…김남준도 송영길도 노린다
인천 정가의 또다른 관심은 이재명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던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입니다. 계양을은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라는 상징성 덕분에 인천 정가 1번지로 급부상하는 중입니다.
현재 여권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입니다. 김 대변인은 '이재명의 입'으로 불리는 최측근입니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시청 대변인으로 활동,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호흡을 맞췄습니다.
김 대변인이 지난해 9월 제1부속실장에서 대변인으로 이동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선 대중 노출이 많은 대변인 직책을 통해 계양을 출마를 준비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계양 지역 교회를 방문했을 땐 김 대변인도 동행하면서 이런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지난해 1월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계양을 복귀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송 대표는 16대 총선을 시작으로 계양을에서만 5선을 한 이 지역의 터줏대감입니다. 지난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지역구를 떠났으며, 이 빈 자리에 들어온 인물이 바로 이 대통령이었습니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석패했던 이 대통령은 계양을 보궐선거 당선을 통해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송 대표가 사실상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양보'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송 대표가 계양을에 출마하는 건 적어도 명분 측면에선 김 대변인에게 앞섰다는 분석입니다. 송 대표는 최근 주변에 계양을 출마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송 대표의 정치 복귀에는 '사법리스크'라는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송 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지난해 6월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2월13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징역 9년을 구형했습니다. 송 대표 측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이번 판결 결과에 따라 그의 향후 정치 행보가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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