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팹리스, 정부 지원 탄력…“토종 NPU 키우자”
NPU 개발·상용화에 1.2조 투입
정부 지원사격에 K팹리스 ‘탄력’
국내외 수요처 확보는 해결 과제
2025-12-11 14:34:29 2025-12-11 17:06:22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정부가 ‘산업 규모 10배 확장’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계도 사업 확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신경망처리장치(NPU)의 공동 성능지표를 구축하고, NPU 개발에 1조원대 예산을 투입하는 등 AI 반도체 분야에서 전반적인 생태계 강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다만 국내외 수요처 확보 등 더 강력한 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 4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퓨리오사AI 신경망처리장치(NPU) 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AI 반도체 시장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용도별로 최적화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GPU와 달리 NPU는 전력 소모가 적고 추론에 특화된 점이 특징입니다. 생성형 AI 모델의 크기, 연산량이 증가하고 온디바이스 AI, 피지컬 AI, 자율주행 등 추론 시장이 성장하면서 NPU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앞선 10일 정부는 ‘K반도체 육성 전략’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국산 NPU 개발·상용화에 1조2676억원을 투입하고, 국내 팹리스 산업 규모를 10배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NPU 등 AI 반도 활용 확산을 위해 측정 모델과 조건·지표를 세분화한 공동 성능지표(K-Perf)도 구축했습니다. 이에 수요 기업이 국산 NPU의 구체적인 성능 데이터를 쉽게 확보하면서, NPU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에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시장 입지를 넓혀가겠다는 포부입니다. 김한준 퓨리오사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0일 ‘2025 인공지능 반도체 미래기술 컨퍼런스’에서 추론 특화 NPU ‘RNGD(레니게이드)’ 실물을 선보였습니다. 김 CTO는 “정부의 많은 지원을 통해 지금까지 개발을 해왔고, 다음달부터 양산을 시작해 시장에 진입하는 단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욱 딥엑스 부사장 역시 이날 발표에서 “전 세계에서 서버향, 온디바이스향 분야에서 NPU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업체들이 존재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다른 업체들도 양산 수준에 올라와 있어 국내 NPU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버용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경우 지난달 킨드레드벤처스 등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SK텔레콤의 통화 요약 서비스 등 솔루션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팹리스 업계에 대한 지원 의지를 내비친 만큼, 국내외 수요처 확대 등 실질적인 정부 지원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팹리스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1~2% 수준으로, 미국과 대만, 중국 등이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양산에 이제 돌입하는 기업들이 많아, 대규모 실증을 수행할 수 있는 수요처의 확대가 절실하다”면서 “정부가 칩을 공공구매해 적용하는 방식 등 국산 NPU의 초기 상용화에 도움이 되는 정책도 이어진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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