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76%가 EPA와 DHA의 권장 섭취량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심각한 글로벌 공중보건 격차가 드러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UEA), 사우샘프턴 대학, 건강식품 다국적 체인 홀랜드&바렛(Holland & Barrett)의 연구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든 생애 단계에 걸친 국가 및 국제 오메가3 섭취 권장량을 최초로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영양학 연구 리뷰(Nutrition Research Reviews)>에 11월24일 실렸습니다.
UEA 노리치 의과대학의 앤 마리 미니헤인(Anne Marie Minihane) 교수는 “권장량과 실제 섭취량 사이에는 큰 격차가 존재했다. 이 격차를 해소하려면 오메가3 강화 식품이나 보충제처럼 중요한 영양소를 더 쉽고 지속 가능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변화는 더 많은 사람들이 높은 섭취량과 연관된 건강상의 이점을 누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이 연구가 영양학자, 임상의, 식품 및 보충제 업계, 정책 입안자, 소비자 커뮤니티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 인구의 76%가 EPA와 DHA 결핍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오메가3가 풍부한 대표 식품인 고등어. (사진=뉴시스)
권장량과 실제 섭취량 큰 차이
홀랜드&바렛의 과학 책임자인 애비 카우드(Abbie Cawood) 박사는 “EPA와 DHA의 건강상 이점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식단만으로 권장 섭취량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접근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EPA 및 DHA 공급원을 마련해야 한다. 모든 생애 단계에서 식이 또는 보충제의 지원을 통해 오메가3 필요량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임신 중이거나 생선 섭취량이 적은 사람들의 경우 권장 섭취량을 충족하기 위해 보충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메가3 섭취는 건강한 생활 방식을 모든 생애 단계에 걸쳐 지원합니다. 심혈관 건강과 면역 기능 개선부터 조산 가능성 감소와 영아의 시각 및 인지 발달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또한 우울증과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인지기능 저하 위험 감소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 연구는 현재 오메가3 섭취량 권고 기준이 국가별로 달라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관된 근거 기반 지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합니다. 성인에게 가장 흔히 권장되는 섭취량은 EPA와 DHA를 합쳐 하루 250mg이며, 임산부의 경우 추가로 DHA 100~200mg이 권장됩니다. 이 목표는 연어나 고등어 같은 기름진 생선을 더 많이 섭취하거나 필요한 경우 보충제를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홀랜드&바렛은 인구 전반의 오메가3 섭취량 증대와 광범위한 건강 혜택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접근성 높은 혁신적 솔루션과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의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분석 결과에서도 오메가3 섭취 상위 그룹은 하위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약 40~50% 낮았습니다. 특히 심혈관 건강의 척도인 고중성지방혈증(Hypertriglyceridemia) 위험도는 최대 50% 이상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오메가-3 섭취 상위 그룹은 하위 그룹 대비 우울증 발생 위험이 48% 낮았습니다.
오메가3가 풍부한 음식들. (이미지=Gemini 생성)
2020년 제정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KDRI)’ 관련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EPA와 DHA 섭취량 중간값은 일일 약 280mg 수준으로, 평균 수치상으로는 국제 권장량을 상회합니다. 여기에는 들기름, 채소 등 식물성 식품(ALA) 섭취가 많은 한국인의 식습관과 생선을 즐기는 장년층의 데이터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식물성 ALA가 체내에서 혈관 보호와 뇌 기능을 돕는 EPA·DHA로 전환되는 비율이 5~10% 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즉, 통계적인 평균값은 권장량을 충족하는 듯 보이지만, 생선 섭취가 부족한 개인이나 특정 계층에게서는 실질적인 ‘질적 결핍’이 광범위하게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30 세대, EPA·DHA 결핍 심각
특히 2030 젊은 층에서 심화되는 ‘영양 양극화’ 현상은 우려를 부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추이 분석에 따르면, 50대 이상 장년층은 여전히 전통적인 한식과 어패류 섭취를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EPA·DHA 섭취 수준을 보입니다. 반면, 식습관이 급격히 서구화된 20~30대 청년층의 경우 육류 섭취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수산물 섭취량은 장년층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급격한 감소세를 보입니다. 이러한 섭취 패턴의 변화는 젊은 층의 중성지방 수치 증가 및 조기 대사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섭취 비율(Ratio) 불균형 문제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표합니다. 이상적인 지방산 섭취 비율은 오메가6와 오메가3가 1:1에서 최대 1:4 정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공식품과 튀김류, 옥수수유 등의 섭취가 많은 한국인의 식단에서 이 비율은 1:10, 심하게는 1:20까지 벌어져 있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입니다. 오메가6의 과도한 섭취는 오메가3의 항염증 효과를 상쇄시키므로, 단순히 오메가3를 더 먹는 것을 넘어 ‘비율을 맞추는’ 식단 교정이 시급함을 국내 영양학 연구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인구 76%가 결핍”이라는 글로벌 경고가 한국에서도 세대별, 식습관별로는 예외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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