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1조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2차 입찰이 임박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인
삼성SDI(006400)·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 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1차와 달리 이번에는 가격뿐 아니라 국내 생산능력(캐파) 등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삼성SDI 전력용 ESS 배터리 SBB(Samsung Battery Box). (사진=삼성SDI)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KPX)는 이날 오후 3시까지 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다음달 12일까지는 입찰제안서와 사업계획서를 받을 예정입니다. 낙찰자는 오는 2026년 2월 중에 결정됩니다. 2차 사업은 육지 500메가와트(MW), 제주 40MW로 총 540MW 규모로 전체 사업 규모는 1조원대로 예상됩니다. 준공 기한은 오는 2027년 12월입니다.
업계는 정부가 가격 경쟁력 못지않게 지역 산업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조건으로 거론한 만큼, 단순 공급 단가보다 국내 공장 여부, 생산량, 납기 대응력, 안전성 등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배터리 3사 모두 국내 생산 체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먼저 1차 수주전에서 삼성SDI에게 고배를 마신,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부터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라인 구축에 착수했습니다.
SK온 컨테이너형 ESS 제품. (사진=SK온)
SK온 역시 서산공장에 ESS용 LFP 배터리 생산 준비 돌입했습니다. 삼성SDI는 울산공장에서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 생산으로 대응하며 1차 입찰에서 전체 물량의 약 76%를 수주한 기세를 이번에도 유지한다는 전략입니다.
3사 모두 국내 생산 거점을 확보했지만, 단순 국내 생산 여부만으로 우열을 가리지 어려워지면서 최종 경쟁은 ‘대량 공급 능력’ 검증이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2차 사업은 540MW로, 이를 배터리로 환산하면 약 3.24GWh 규모로 대형 물량인 만큼 공장 생산 속도와 단독 대응 역량이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떠올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RE+2025' 전시 부스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하지만 생산능력 격차는 큽니다. 삼성SDI는 울산공장을 기반으로 약 15GWh 규모의 NCA 배터리 양산 능력을 갖춰 2차 물량 전체를 단독 수주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평가되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 LFP 초기 양산 규모가 1GWh로 입찰 물량의 3분의1 수준입니다. SK온은 서산공장 생산능력이 약 7GWh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기술이나 가격 조건이 충분히 성숙한 만큼 이번에는 실제 공급 능력에서 기업별 차이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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