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6·3 조기 대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거듭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 가능성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민의힘도 전날과 달리 '자강론'을 띄우며, 대선 완주로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국민의힘은 3자 구도에 대비한 '전략적 투표'를 호소에 나섰습니다. 이 후보를 찍으면 사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표심을 자극하는 모습입니다. 개혁신당도 "미래를 위한 투표를 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반이재명'을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보수 재건에 대한 구체적 비전 제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힘도 끝내 '자강론'…이준석 "대선 완주"
27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 따르면 개혁신당에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언급한 날은 28일 자정입니다. 사전 투표가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만큼, 그때까지 단일화를 못 하면 후보 간 연대는 무산됩니다. 그동안 국민의힘에서는 연일 단일화 촉구 메시지를 내놓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날에도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이 후보는 "(입장 발표를) 반복하는 이유는 국민의힘 측에서 제 의견을 뭉개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고 거듭 단일화에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단일화'를 줄곳 외쳤던 국민의힘도 한발 물러섰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2025 한국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그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후 이 후보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자대결 구도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단일화가 실패로 이어지면서 범보수 진영에서 외쳤던 '보수통합'은 사실상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내부에서 친한(친 한동훈)계와 지도부 간 마찰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간 자기정치 논란에 휩싸인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 김 후보의 유세현장을 깜짝 방문해 통합 행보를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씨를 비호하던 윤상현 의원을 선대위로 임명한다는 소식에 반발하는 등 좀처럼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국토 발전 관련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표심리' 자극…사실상 투표로 '단일화' 유도
단일화 무산이 현실화되자 국민의힘은 '전략적 투표' 유도에 나섰습니다. 김재원 비서실장은 "사표 방지 심리가 강력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국민이 투표를 통해 사실상 단일화를 이뤄줄 수 있다"고 기대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김 실장의 발언은 보수 유권자를 향해 '김문수로 표를 몰아달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은 보수층 내 분열감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이준석 후보 측은 지난 25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밝힌 내용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했는데요. 그러자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이에 화답하는 뜻으로 "1등이 가능한 이준석 후보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빨라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두 후보는 '반이재명' '정권 재편 반대'의 뜻은 같았으나, 단일화에 대한 방식과 명분이 모두 엇갈린 셈입니다. 단일화를 줄곧 주장했던 국민의힘은 조건을 요구했는데요. 반대로 개혁신당은 단일화의 조건 대신 김 후보의 사퇴를 언급하며 조건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각 정당에서는 사표 심리를 자극하며 국민의 판단에 맡겼습니다.
문제는 보수 재건에 대한 다양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두 후보가 어떤 플랜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비전이 없어서 생각해 낸 것이 '반이재명'의 기치 아래 이낙연 전 총리, 전광훈 씨 등 이상한 재료 모아다가 잡탕밥을 만들려고 한 것 아닌가"라며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도 보수의 재건이나 비전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보수진영 안팎에선 "단일화에 실패한 두 후보가 보수 공멸을 부를 것"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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