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없다"…실패로 끝난 '대왕고래' 시추
산업부, 1차 시추 잠정결과 공개
2025-02-06 17:43:02 2025-02-06 17:43:02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 첫 시추를 진행할 노르웨이 업체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인 '웨스트 카펠라호'가 9일 오전 부산 영도구 외항에 정박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대왕고래'고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 구조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추 과정에서 가스 징후가 일부 발견됐으나,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라 경제성을 확보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시추는 지난해 12월20일부터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를 이용해 약 47일간 진행됐습니다. 동해 대왕고래 유망 구조 해역에서 탐사시추 작업을 진행했던 웨스트 카펠라호는 지난 4일 작업을 마치고 전날 한국을 떠났습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대왕고래 구조의 탄화수소 가스 포화도가 충분히 높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탐사시추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탐사시추에서 대왕고래 구조에 석유·가스가 존재할 수 있는 탄화수소 저류층, 이를 덮고 있는 덮개암 등이 존재하는 것은 확인했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탄화수소가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정부는 이번 탐사시추 결과를 남아있는 동해 심해 6개 유망 구조의 유망성에 대한 오차 보정에 사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남은 6개 유망 구조에는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를 받아서 탐사시추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이 관계자는 "해외 기업을 통해서 탐사를 추가적으로 이어가는 게 자원개발 생태계를 위해서 좋다는 생각"이라며 "투자 유치 조건과 예산 필요성, 전문가 의견과 국민 여론을 종합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고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라고 강조했던 이번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사실상 실패에 대해서는 "1차 발표는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정무적인 영향이 많이 개입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1차 발표 때 여러 과정 거치며 자료 공개·발표 여부와 관련한 질타를 받았고,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보아 생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어서 이번 발표를 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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