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가 열린 프랑스 리옹에서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에 첫 출전한 정성일(왼쪽), 강승환(오른쪽) 선수가 13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프랑스 리옹=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꼭 금메달을 따서 전 세계 로봇 공장에 제 이름을 달고 싶습니다."(강승환 선수)
"금메달을 따서 많은 사람들이 로봇시스템통합 기술 습득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면서 살고 싶습니다."(정성일 선수)
'제47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에 출전한 청년 기능인 강승환(20·사진 오른쪽)·정성일(19·왼쪽) 국가대표 선수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수줍게 웃으며 이 같은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두 선수의 금메달을 향한 목표에는 흔들림이 없었으며 한국 대표팀의 종합우승 20연패를 자신했는데요. 전 세계 72개국, 총 1381명의 선수들이 참여한 올해 국제기능올림픽 대회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나흘 간 열립니다.
올해 신규 참가한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은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요. 전 세계 산업에서 사용되는 로봇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매년 약 40만대가 설치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로봇시스템 통합은 이들이 생산 공정에 적절하게 들어맞도록 보장하는 기술입니다. 로봇은 복잡하고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이를 설치하고 유지관리할 숙련된 인력이 필요합니다. 로봇시스템 통합 기술자는 들어올리기, 적재 및 하역, 용접 등 특정 작업에 가장 적합한 로봇 유형을 평가한 다음 로봇을 어디에 배치할지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강 선수는 "로봇시스템 통합은 로봇 팔과 주변 장치들을 연동해서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직종"이라고 설명하며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코로나19 시국에 무기력해지니까 친구가 기능반이라도 해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해서 기능반을 시작하게 됐다"며 "시작하다 보니 결과가 좋게 나오고 그렇게 계속하다 보니 국가대표까지 되서 지금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정 선수는 "처음에는 취업이 너무 잘 된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며 "그렇게 시작하게 됐는데, 전국대회 마지막에 아쉬운 결과를 조금 얻어서 뭔가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에 선발전 개최 소식을 듣고 참가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제47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에 출전한 정성일 선수가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두 선수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는데요. 강 선수는 "꼭 금메달을 따서 전 세계 로봇 공장에 제 이름을 달고 싶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정 선수 역시 "금메달을 딴 후 대회가 끝나고 나서 국내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에 좀 더 힘을 쓰고 싶다"며 "우리 직종을 제가 가르쳐주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술 습득을 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살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선수는 대회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목표를 향한 일념으로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는데요. 정 선수는 "국내 대회에서는 1인 직종으로 따로 참가를 하다가 이번 대회에서는 2인 직종으로 처음 도전하다 보니 처음엔 강 선수와 의견 등에서 많이 부딪히곤 했다"면서도 "하지만 결국에는 함께 방안을 모색하며 헤쳐나갔다"고 되뇌였습니다. 이어 "힘들 때마다 제가 이걸 왜 시작했는지, 목표가 무엇인지 등을 떠올렸다"며 "그런 과정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극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 선수는 "로봇시스템 통합 2인 직종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 참가하는 직종이다 보니 선배들이 없어서 노하우나 훈련 방향을 잡는 게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도·부지도 위원님들과 함께 헤쳐나갈 수 있었다"며 "훈련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서 제가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보며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고 전했습니다.
두 선수는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이 가지는 매력을 수없이 꼽으면서도 향후 보완·개선해야 할 점도 냉철히 지목했습니다. 강 선수는 매력으로 "단순히 1mm 정도 수정을 했는데도 로봇 동작 시간이 1초 이상 줄어들더라"면서 "로봇 동작 시간 1초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보니까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고 꼽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개선점으로 "드물긴 하지만 로봇 사고 있다"며 "안전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정 선수는 "모든 자동화 설비가 끝난 다음에 로봇이 시연하는 동작을 볼 때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느낀다"며 "그 과정에서 자동화 공정 소형화 등 다른 사람들은 쉽게 접하지 못한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라고 소개했습니다. 다만 그는 "아직 한국엔 이 직종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가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서 교육도 듣고 그래서 로봇 분야에 많은 전문가가 탄생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선수는 고마운 사람으로 모두 '가족'을 꼽았으며 대회가 끝난 후에는 소소한 바람도 전했습니다. 강 선수는 "당연히 부모님이 제일 고맙다"며 "더불어 평소 힘들 때 용기와 조언을 해준 친구 김민우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집에 연락을 해놨는데, 어머니가 만드신 잡채를 먹고 싶다"며 "그 잡채를 꼭 금메달과 함께 먹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정 선수는 "부모님과 형 2명, 누나 2명에게 고맙다"며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경기가 끝난 후엔 제 스스로한테 '여기까지 오면서 힘든 일고 많고 즐거운 일도 많았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든 후회없는 경기를 했으면 앞으로의 인생도 후회없이 살 수 있을테니 만족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제47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로봇시스템 통합 직종에 출전한 강승환 선수가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프랑스 리옹=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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