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첨단산업 육성과 지역 신 성장동력의 두 마리 토끼를 위한 '지역 산업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가 분절적 지역·산업에 따른 기존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첨단산업의 경우 집중 투자·역량 결집에 따른 시너지 발현 전략이 요구되나, 지역별 중복투자에 따른 자원 비효율적 활용이 저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역산업 발전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된 지역 클러스터가 지나친 특화·과도한 폐쇄성으로 점차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전국 4개 거점 지역 간 연계가 활발한 바이오산업처럼 흩어진 자원과 역량의 결집을 통해 초지역적 협력이 가능한 네트워크 구축 등 '슈퍼클러스터 모델'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제약 분야 종합 컨벤션 '2024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에서 한 관계자가 의약품 1차 포장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쟁력 상실 '지역 클러스터'…대안 모델 절실
10일 김지수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에 따르면 그동안 지역산업 발전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돼 온 지역 클러스터가 지나친 특화·과도한 폐쇄성으로 인해 점차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기존 클러스터 정책의 한계와 경제활동의 공간적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클러스터 대안 모델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김지수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기 위축 등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다양한 위기 요인으로 인해 지역의 경제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성숙기가 지난 지역 주력제조업의 쇠퇴와 청년층의 지속적인 수도권 인구 유출이 지역의 위기와 불균형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등 지역에서 첨단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정부의 계획은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해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역별 중복투자에 따른 자원의 비효율적 활용은 이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간 지역산업 발전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돼 온 지역의 클러스터는 지나친 특화 및 과도한 폐쇄성으로 인해 점차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10일 김지수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초지역적 협력 기반의 공간적 유연성을 가진 '슈퍼클러스터' 모델을 제안했다. (출처=김지수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
초지역적 협력…'슈퍼클러스터' 구축해야
김지수 연구위원은 초지역적 협력 기반의 공간적 유연성을 가진 '슈퍼클러스터'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김 위원은 "기존 지역·산업별 등 분절적으로 형성돼 있던 지역 산업클러스터 정책의 경직성에서 오는 문제 인식에서 비롯된 접근이자, 지역 간 협력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초광역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며 "슈퍼클러스터의 목적은 신기술 기반의 지역 간 협력이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오 슈퍼클러스터 식별 결과를 예로 들면 전국 4개 거점(지리적 클러스터의 묶음)을 중심으로 특화기능과 지역 간 연계가 활발한 바이오 슈퍼클러스터의 경우 클래스1, 2, 3, 4로 분포돼 있습니다.
대구·경북, 부산·경남, 서울 금천·구로, 대전 등 다지역에 걸쳐 나타나는 클래스1의 경우 바이오 세부 분야 중 의료·진단기기에 높은 특화성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병원·대학, 연구기관이 다수 입지해 혁신 인프라가 우수한 점이 특징입니다. 이들 간 협력은 클래스의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김 위원의 설명입니다.
클래스2는 광주·전남과 전북, 서울 중남부에 걸쳐 나타나며 기능식품 제조에 높은 비교우위를 보인다고 봤습니다. 다만, 다른 클래스에 비해 혁신 인프라가 다소 취약해 슈퍼클러스터의 정책적 틀 안에서 타 클래스와의 연계를 통한 혁신 인프라 보완이 요구됐습니다.
예컨대 대전·청주 등 충청권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클래스3 사례를 보면 연구개발업에 특화된 양상이나 상대적으로 핵심기업 수가 많지 않고 대·중견 기업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의약품에 높은 특화도인 서울 일부 및 경기와 인천, 강원지역에 걸쳐 형성된 클래스4는 송도를 중심으로 집적된 국내외 바이오 대기업 및 신약 개발 벤처기업들의 역할이 주요해지고 있습니다.
강원 등 주변 지역과의 연계 관계를 통한 대규모 클래스 형성도 엿볼 수 있는 높은 중심성과 외부지향적 연계 성향을 띠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슈퍼클러스터 내에 허브(복합광역거점)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판단입니다.
김지수 연구위원은 "슈퍼클러스터 적용 시 비연관 다양성이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를 함께 고려했을 때 슈퍼클러스터를 통한 관계의 범위 확대 및 강화가 비연관 다양성의 증가를 가져와 기업 성장에 플러스 영향을 미치는 임계규모 도달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슈퍼클러스터는 다양한 영역에 있는 경제주체들의 역량을 연계하는 협업 네트워크가 핵심"이라며 "수도권을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들 간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0일 김지수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에 따르면 전국 4개 거점(지리적 클러스터의 묶음)을 중심으로 특화기능을 하는 바이오 슈퍼클러스터의 경우 클래스1, 2, 3, 4로 분포돼 지역 간 연계가 활발하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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