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갈등·신상털기에 진실·처벌 가려진 '12사단 사망 사건'
12사단 훈련병 사망 후 군기훈련 지시한 '여성 중대장' 논란
인터넷 신상털기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최고 7년 이하 징역
2024-06-05 16:56:46 2024-06-05 16:56:46
[뉴스토마토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군 복무 중인 병사가 부대에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종종 전해집니다. 지난해 7월 장마 후 수중 수색작업을 하다가 실종,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해병대 1사단 채 상병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채 상병 사건의 경우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이 사건 수사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졌고, 정치권에선 특검을 도입하자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군 복무 중인 병사가 사망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지만, 비극적이게도 지난달 25일 육군 12보병사단에선 또 하나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12사단 신병교육대에 갓 입대한 한 훈련병(21세)이 군기훈련을 받다가 사망한 사고입니다.
 
숨진 훈련병은 입대한 지 고작 열흘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군기훈련을 명목으로 완전군장 상태에서 연병장 구보와 팔굽혀펴기, 선착순 달리기 등을 하도록 지시받았다고 합니다. 훈련령은 군기훈련을 이행하던 중 계속 이상징후를 보였고 간부에게 보고했지만 무시됐습니다. 결국엔 쓰러졌고,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사고 이후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의 핵심 문제점은 육군 규정에 어긋나는 군기훈련을 진행한 것입니다. 군기훈련을 지시한 중대장이 가혹행위를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의 해당 중대장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젠더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급기야 중대장에 대한 신상털기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군에서는 중대장의 심리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중대장을 귀향조치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중대장의 전우조를 편성해 귀갓길에 동행시켰을 정도입니다. 이 조차도 중대장이 여성이라는 점 탓에 군이 피의자인 중대장을 과보호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훈련병 사고의 진실과 군부대 여건 개선, 책임자 처벌 등의 본질은 사라지고 소모적 갈등만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순직 훈련병 및 군 사망 사건 피해자에 대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군기훈련을 지시한 중대장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마자 신상털기가 벌어진 데서 드러나듯 특히 유튜버들의 자극적인 '좌표 찍기'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입니다. 대중의 주목을 받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조회수를 노리고 자극적인 내용을 송출하는 일부 유튜버들은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마구 공개하고 유포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신상털기는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개인에 대한 사적제재를 가하는 행위입니다. 갈등만 유발하고 잘못된 여론을 조성해 진실을 밝히는 일을 어렵게 만듭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의 신상털기는 엄연한 범죄행위이기도 합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비방의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때 사실을 드러낸 경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허위 사실을 드러낸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은 강원경찰청에서 수사하고 있는데요. 2022년부터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에서는 군 성범죄 사건, 군인 사망 사건, 군인이 입대 전 민간인 시절 저지른 범죄 혐의 등은 경찰이 수사한 후 일반 법원에서 재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군사법원법 제2조)  군 사법(司法) 제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피해자 인권을 보장하는 한편 사법 정의 실현하자는 취지입니다. 개정법의 취지를 살리고 신상털이로 변질된 젠더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라도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바탕으로 진실을 밝히는 게 급선무입니다.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역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으나, 이 장관이 이를 반려하고 임 사단장을 혐의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진 겁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한 비난은 논란만 가중하게 만듭니다. 젠더갈등의 골만 더 깊어지고 사건의 진실 발견과 피해자와 피해자 유가족의 아픔은 부차적으로 밀려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자칫 가해자도 지나친 사회적 비난을 받고 여론에 따라 본인의 죄책 이상의 책임을 지게 될 우려도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유명을 달리한 12사단 훈련병의 영결식이 열렸습니다. 본질에서 벗어난 젠더갈등에 골몰하기보다 젊은 생명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실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엄정하게 법을 집행,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고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lawyerm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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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에서 벗어난 젠더갈등에 우려를 표하기 전에 같이 얼차려받던 피해자들은 경찰조사를 받고 주범이자 원흉인 중대장은 전우조까지 붙여서 심리상태 살펴주고 집에서 놀고있는 현 상황에대해 우려를 표하는게 먼저 아닌가요? 군에서든 밖에서든 사람이 죽은 사건에 직접적인 가해자를 이정도로 보호했던적이 있었나요? 그 대단한 인권위도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아에 관심을 끄고 있더군요. 일개 편의점 점장이 '페미 싫어' 한 마디 했다고 진정을 보내던 그 대단하신 인격자집단인 인권위가요ㅋㅋ 젠더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게 누구입니까?

2024-06-05 20:18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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