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사태, 기술주권 문제인데…윤 대통령 "한·일 관계와 별개"
한·중-한·일 정상 연쇄 회담…한·중, FTA 2단계 협상 재개 합의
2024-05-26 18:43:32 2024-05-27 15:42:13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2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하루 앞선 26일 한·중, 한·일 정상회담이 각각 진행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일 양국 간 논란이 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이 현안을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시다 총리와 올해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잘 관리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이후 약 6개월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입니다.
 
윤 대통령 "내년 한·일 관계 도약"…기시다 "공조 더 긴밀"
 
기시다 총리는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기업의 일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한다는 입장이 불변하다는 원칙 하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출에 대해 어디까지나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 요구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일 정부 간 초기 단계부터 잘 소통하며 협력했고 또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력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 1분기 이미 300만명이 양국을 오갔다”며 "올해 인적 교류는 역대 최고 수준인 2018년 1051만명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성과를 바탕으로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인 내년에는 한·일 관계를 한층 도약시키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기시다 총리 역시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더 도약시키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역사의 전환점에 있는 가운데 글로벌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양국 공조를 한층 더 긴밀화할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한·중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 "공동이익 희망"…리창 "믿음직한 이웃 되길"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리 총리와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담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렸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회담을 한 지 8개월 만입니다. 리 총리는 지난해 3월 총리 선출 이후 처음 방한했습니다. 중국 총리의 방한은 2005년 리커창 총리 이후 9년 만입니다. 중국은 통상 한·중·일 정상회의에 총리가 참석해 왔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추진 상품 교역 분야의 시장개방을 넘어 앞으로는 문화, 관광, 법률 등 서비스 분야까지 양국 개방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공급망 분야에서 산업부 상무부 간 한중 수출통제 대화체를 새로 출범시킬 것"이라며 "양국 간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소통창구 역할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의 보루 역할을 해달라"며 북핵 문제, 북·러 군사협력 등 역내 안보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또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인 '한·중 외교안보 대화'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공급망 분야에서는 산업부와 상무부 간 대화체인 '한·중 수출 통제 대화체'를 출범해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소통 창구를 맡도록 할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중 간 협력 강화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중 양국이 양자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최근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하고 있다. 양국이 앞으로도 계속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30여년간 한·중 양국이 여러 난관을 함께 극복하며 서로 발전과 성장에 기여해 왔듯이 오늘날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리 총리는 "중국 측은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또한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로 되고 싶다"며 "이번 (한·중·일) 회의에서 적극적인 성과를 거둬 3국 간에 협력과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응당한 기여를 하기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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