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선 공약 뜯어보니…은행들 "누가 이겨도 곤혹"
금융소비자 표심 노린 선심성 공약 난무
2024-04-08 16:18:10 2024-04-09 08:08:12
 
[뉴스토마토 신유미·민경연 기자]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바라보는 은행권의 마음이 착잡합니다. 여야가 공통공약으로 대출 차주 이자 경감, 금융사고 관련 금융사 제재 강화 등을 내놓으면서 은행의 비용 부담과 책임은 커질 전망입니다. 
 
포퓰리즘 공약에 은행 부담 커져  
 
국민의힘의 제 22대 총선공약 3호 - 서민·소상공인 새로 희망 관련 설명 자료. (사진=국민의힘 누리집)
 
8일 정치권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비과세 혜택 확대 △재형저축 재도입 △가상자산 관련 법제화(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 시행 연기 검토, 가상자산기본법 제정) 등의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성화해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을 통해 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공약이 주를 이뤘습니다. △서민금융종합플랫폼 구축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목표 개선, 대안신용평가 활성화, 은행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단계적 확대) △저금리 대출 확대(대환대출시스템 서비스 확대 개선, 중도상환수수료 제도개선 추진) 등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제 22대 총선 '고금리 부담 완화' 관련 공약 설명 자료. (사진=더불어민주당 누리집)
 
민주당 역시 차주의 금융 부담 경감을 공약으로 내놓았습니다. △가산금리 산정 체계 투명화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추진 △금리인하요구권 주기적 고지 의무화 △법정 최고금리 초과 계약에 대해 이자계약 전부 무효화 △불법 대부업 신고보상금 2배 상향(현재 2천만원 이하)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권 출연요율 상향 등입니다. 'ISA에서 발생한 모든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한도 없는 비과세' 공약도 있었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금융사고와 관련해 금융권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는데요. △장외파생상품 개인판매 규제 강화 △금융기관 경영진 대상 보수환수제(Clawback) 도입 △여신전문회사·신용협동조합 금융사고(횡령·배임 등) 제재근거 강화 등입니다. △맞춤형 금융·경제교육 확대와 같은 보다 근본적인 처방도 있었습니다.
 
은행권도 어느 쪽이 되더라도 당혹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포퓰리즘적 공약으로 인해 은행권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통령은 지난해 '은행 종노릇 발언' 등으로 은행권을 줄곧 겨냥한 데다 야당에서는 횡재세 논의를 들고나와 은행권을 향한 눈총은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비현실적 반시장 공약도 쏟아내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금융권 관련 공약이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권오인 경제정책팀장은 "구호만 있고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며 "국회법으로 다뤄야 할 부문과 정부 권한으로 추진해야 할 부문,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부문이 서로 다른데 모두 섞여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의원 선거인 만큼 법을 이렇게 바꾸겠다, 정책을 이렇게 만들겠다 등 거시적인 논의가 있으면 좋겠는데 지금 나온 공약에선 그런 얘기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가령 소상공인 전문은행 이런 공약의 경우 사실은 민간부문의 자체적인 혁신 동력이 더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습니다.
 
경실련은 국민의힘의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공약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부분 현 정부정책을 그대로 베낀것에 불과해 개혁성 면에서 새로운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특히 금투세 폐지, 가상자산법 제도화, 재형저축제 도입 공약은 가치성 면에서 불필요하거나 실현가능성 면에서도 비현실적인 반시장조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공약과 관련해서는 "채무자나 투자자의 입장에서 일면 공감할 수 있는 금융공약들이 많았다"면서도 "일부는 다소 반시장적조치를 포함하거나 도덕적 위험을 야기할 우려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공약과 관련해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권 연구위원은 "현실성을 떠나서 당황스러운 공약이라고 생각한다"며 "중도상환 수수료는 사적 계약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정지도를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은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이 소홀하다"고 덧붙였습니다.
 
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5일 서울 성북구 시립성북청소년센터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유미·민경연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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