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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국회와 벚꽃
2024-04-02 06:00:00 2024-04-02 06:00:00
유난히 길었던 꽃샘추위가 지나고 있습니다. 봄비가 내리고 나니 바람도 한결 온화해졌습니다.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리듯 전국 각지에서는 '봄꽃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요. 서울의 대표 봄 축제인 '여의도봄꽃축제'도 지난 주말 막을 올렸습니다. 
 
국회의사당 뒷길에서 열리는 여의도봄꽃축제에 맞춰 국회는 시민들을 향해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양일간 '시민과 함께  희망 봄, 국회봄날'이라는 국회개방행사를 개최한 것입니다. 행사가 열리는 이틀 동안 국회 앞 잔디밭은 힐링쉼터와 국회테마파크로 변했습니다. 
 
힐링쉼터에는 봄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 텐트와 빈백, 캠핑의자 등 가족, 연인과 국회를 찾은 이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쉼터 인근에는 '국회네컷'이라는 포토 부스가 설치됐고 클래식과 재즈 공연도 진행됐습니다. 
 
국회테마파크는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4살 어린이부터 13살 초등학생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에어바운스가 펼쳐졌고 귀여운 캐릭터 얼굴을 한 솜사탕을 받기 위한 줄도 길게 늘어섰습니다. 키다리 아저씨가 나눠주는 풍선아트와 마술사가 진행하는 '버블쇼'는 국회를 찾은 어린이들의 즐거움을 배가시켰습니다. 
 
기자도 두 아이들과 함께 국회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엄마가 일하는 곳을 보고 싶다고 한참을 졸랐던 아이들이기에, 이왕이면 국회에 대한 인상을 '즐거운 곳,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으로 심어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 쉬는 날이었음에도 '일터'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국회 정문에서부터 에어바운스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해 달려가더니 모든 기구들을 섭렵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이날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벚꽃길 축하비행도 있었는데, 인생 첫 편대비행을 목격한 아이들의 눈빛은 신기함으로 가득 찼죠. 
 
매일 국회를 드나드는 저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국회참관셔틀 역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참관셔틀의 외관이 놀이공원의 '코끼리열차'를 닮은 덕분인지 한 시간 가까이 줄을 선 끝에야 겨우 국회 한바퀴를 돌 수 있었습니다. 
 
국회사무처 추산으로 지난 주말 사이 3만2000여명의 시민들이 국회로 봄소풍을 나왔다 합니다. 돗자리와 도시락을 싸 들고 아이와 함께 국회에 나온 가족이 많긴 했지만, 꽃놀이를 나왔다가 혹은 국회 안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왔다가 겸사겸사 구경을 왔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국회가 이렇게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었냐며 평소에도 이런 행사를 자주 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자의 바람도 비슷합니다. 국회가 국민들에게 필요한 법을 만드는 기관이라는 제 역할을 다하려면 대중들의 냉소가 아닌 지지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의 지지를 얻으려면 국회 구성원인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겠지요. 
 
이제 국회의원 총선거(총선)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각 정당 후보자들은 상대에 대한 심판을 외치며 표심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국민의 일꾼'을 잘 가려내는 것은 국민의 몫입니다. 앞으로 4년은 국회를 비난하기보다 칭찬할 수 있도록 후보자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 올바른 한 표를 행사해야 하겠습니다. 
 
김진양 국회팀장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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