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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오명' 제약사 사외이사 교체 '바람'
10대 제약사 이사회 안건 반대표 '전무'…경영 활동 '견제·감시' 실종
보령·녹십자·대웅제약·한미사이언스, 신규 사외이사 선임안 의결
2024-03-20 15:40:09 2024-03-21 09:39:27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녹십자와 대웅제약, 보령, 한미사이언스가 다가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ESG가 경영 투명성의 주요 지표로 평가받으며 이사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한 사외이사의 견제와 감시는 요원한 실정인데요. 사외이사는 독자적인 지위를 가지고 기업의 경영감시 역할을 해야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기업과 경영진의 업무 집행 감시보다는 이사회의 거수기로 친기업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10대 제약사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보령은 오는 26일 주총에서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임한 박윤식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박인호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를 선임하는 안건 결의할 예정인데요. 공군 참모총장과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을 역임한 박 후보자는 제약사 사외이사로서는 특이한 이력 보유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령 측은 "신성장 동력으로 우주 부문을 역점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만큼 박 후보자는 우주 사업 전문가로서 역량이 기대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보령의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박윤식, 차태진 이사의 활동 내역을 살펴보면 총 7회차로 진행된 이사회에서 의결된 16건의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보령은 지난 1년간 이들 사외이사에게 총 8182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는데요. 올해도 보령의 사외이사 비율은 33% 수준으로 이사회에서 활동이 전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녹십자와 한미사이언스 대웅제약은 28일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이날 신규 선임되는 녹십자 사외이사 후보자의 주요 경력을 살펴보면 이진희 후보자는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이고, 심성훈 후보자는 케이뱅크 은행장, 박기준 후보자는 경영 컨설팅 회사인 키투에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열리는 녹십자홀딩스 주총에는 김석화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를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와 있습니다. 김 후보자는 현재 분당차병원 성형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동시에 의료기기 전문기업 제노스의 기타 비상무이사도 함께 맡고 있죠.
 
오너일가 간 경영권 분쟁으로 이번 주총서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사이언스는 총 4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표결합니다. 4명의 후보자 중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사봉관 후보자는 한미그룹과 OCI 통합을 반대하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진영의 주주제안으로 신규 사외이사 선임안에 올라와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 교수로 재직 중인 조영민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3월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제50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한미약품 제공)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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