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광주서 "윤석열정부 빨리 종식시켜야"…정치권은 싸늘
조국, 광주 5·18 묘지 참배 후 "예전 조국으로 돌아갈 다리 불살랐다"
국민의힘 "사법·입법부를 조롱하는 행위…정치적 면죄부 받겠다는 욕망"
민주당 "'조국신당'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논란만 양산"
2024-02-14 10:56:26 2024-02-14 11:08:5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광주를 방문해 "무도하고 무능한 검찰 독재정권과의 싸움에 맨 앞에 서겠다"며 "윤석열정부를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는 것이 국리민복의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부산 민주공원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등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사흘째 경남과 호남을 돌며 '조국 신당'을 띄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권에선 "사법부 조롱"이라고는 비판이 나오고, 야권에선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만 양산한다"며 싸늘한 반응입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 후 "5·18 항쟁과 광주의 역사는 제 삶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라며 "40여년이 흘렀지만 5·18 항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광주시민들께서 끝내 불사르고자 했던 낡고, 썩은 것들이 모양만 바꿔 다시 활개치고 있다는 점을 처절하게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여기 5·18 묘역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진행 중인 현재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면서 "그동안 세상을 대하는 저의 의지는 추상적이고 막연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저와 제 가족, 함께 했던 주변 분들이 죽음 같은 수사의 대상이 되면서 뒤늦게 그 고통과 분노를 피부로, 몸으로 이해하게 됐다"면서 윤석열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여기 망월묘역에 계신, 먼저 가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고통과 분노조차도 좋은 세상을 위한 열망의 에너지로 바꿔야겠다는 용기를 한 번 더 낼 수 있었다"며 "저는 오늘 예전의 조국으로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 예전의 대한민국으로 후퇴하는 낡은 세력, 나쁜 집단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1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산시 중구 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당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전 장관의 신당 행보는 이날로 사흘째입니다. 앞서 12일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양산 평산마을로 가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이어 13일엔 부산 민주공원을 찾아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조기 종식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며 창당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날엔 오전에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한 뒤 오후엔 목포로 가서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합니다. 
 
조 전 장관의 창당 행보에 여야 반응은 싸늘합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총선 출마를 고집하는 건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사법부와 입법부를 조롱하는 행위"라며 "출마 또한 국회의원직을 이용해 정치적 면죄부를 받아보겠다는 개인적 욕망일 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혐의로 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신분인데 창당을 통해 정치인으로 데뷔, 법의 심판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겁니다. 
 
민주당에선 박홍근 의원이 지난 13일 "설령 (조국)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조국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 의원은 통합형 비례정당 구성에 관한 실무를 맡은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추진단 단장입니다. 박 의원의 입장은 조 전 장관이 신당을 창당해 비례정당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정도의 중도층 이탈 불가피하고, 총선 악재가 된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