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①-하)"지정학·보호무역, 첨단제조역량 절대적"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①탄-주현 산업연구원장>
미·중 관계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미·EU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까지
리스크 대응…'첨단제조역량' 절대적
2024-01-29 06:00:30 2024-01-29 06:00:30
새해 '완전한 경제 회복'의 염원과 달리 더욱 복합적인 리스크로 한국경제호의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 심화와 내수 침체, 저출산·고령화 가속화, 유가·물가·고용 불안 요인까지 대내외 충격파로 인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한꺼번에 덮치는 위기)' 우려가 불확실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더욱 복잡 미묘해지는 리스크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뉴스토마토>가 국책연구원장들의 통찰력 있는 진단과 고견을 들어보는 신년인터뷰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④탄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국내외 산업과 무역통상 분야를 서로 연계해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의 제언을 들어봤습니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은 국제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중국의 과도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이 올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입니다.
 
또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전쟁까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첨단제조역량 확보'를 통한 절대적 우위 구축이 시급하다고 조언합니다.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은 "미·중 관계는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에 일시적이 아니라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으로 글로벌 경제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중국의 과도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탈중국'이라는 표현은 경계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G7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경제정책 방향이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니라 디리스킹(위험완화)임을 공식화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주현 원장은 "경제안보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서 과도한 중국 의존도가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중요물자에 대해선 수입선 다변화 및 최소한의 국내 공급망 확보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중국의 성장세는 점차 하락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루다가 점차 성장률이 낮아져 5% 미만으로 떨어졌고, 이제는 잠재성장률이 2%에도 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그 어떤 국가도 경제발전 수준이 높아지면 고도성장을 지속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도 마찬가지다"며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이미 인구 감소국으로 전환됐기에 경제성장률은 지속 낮아질 것이다. 자연스럽게 우리 경제 중국 의존도도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새 수출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은 지난 26일 <뉴스토마토>와의 대면 인터뷰를 통해 "미·중 관계는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에 일시적이 아니라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 (사진=산업연구원)
 
미국·유럽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우리나라의 능동적 대응도 주문했습니다. 
 
주현 원장은 "미국·유럽 등 보호무역주의는 다양한 양태로 발현되고 있는데, 경제안보·공급망 이슈와 연계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탄소중립 등 그린전환 이슈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양자 모두 우리 산업에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우리가 대응하기에 따라 기회요인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미국 등 가치 공유국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신생 첨단산업의 초기시장을 확보할 수 있기도 하고 저탄소 배출산업으로의 빠른 전환을 통해 녹색상품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다"며 "따라서 우리 산업과 같은 기업은 보호무역주의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산업지형이 변하더라도 한국 산업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방향·성과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에 우리나라가 '첨단제조역량 확보'를 통한 절대적 우위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주 원장은 "한국산업은 첨단제조역량 확보를 통한 절대적 우위를 구축하고 핵심 부품·소재·장비의 글로벌 공급기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와 같은 초격차 산업군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지정학적으로 글로벌 공깁기지로서의 매력은 다소 낮은 경우에도 첨단장비·로봇화를 촉진해 국내 제조기반을 강화하고 국내 생산기반을 혁신의 현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진 추격형·효율성(가성비) 중심의 산업발전의 패러다임도 변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주 원장은 "한국형 산업발전 비전과 제조혁신 뱡향을 '대전환'하기 위한 컨센서스를 확립하고 이에 대응하는 산업생태계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 다각화와 개방형 혁신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쏠림현상은 지양하며 인공지능·스마트장비·적층제조(3D 프린팅)·첨단소재 등 첨단제조업을 구현하는 핵심기술투자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래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인력 확보에 당장 나서야 한다"며 "연구개발과 설계기능을 강화하고 핵심·첨단 제조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국외 생산의 연계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글로벌기업·중소·창업기업이 함께 혁신하는 생태계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은 지난 26일 <뉴스토마토>와의 대면 인터뷰를 통해 "미·중 관계는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에 일시적이 아니라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 (사진=산업연구원)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 프로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 학사·석사·박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캠브릿지대학교 방문연구원 △버클리대학교 방문연구원 △한국동북아경제학회 이사 △한국산업조직학회 감사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대통령비서실 중소기업비서관·중소벤처비서관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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