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 이후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 인상으로 담뱃값이 기존 4500원에서 8000원 혹은 1만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추측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고물가가 서민들의 삶을 짓누르는 가운데 대표적 기호식품인 담배마저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점화된 담뱃값 인상 논란에 담배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담뱃값 인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지만 가격 인상설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담뱃값 인상설은 세수 부족과 보건복지부의 건강증진부담금 인상 계획안에서 촉발됐습니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월호'를 보면, 지난해 1~11월 정부의 총수입은 52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조4000억원 감소했습니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세 등 국세와 세외수입 감소에 따른 결과입니다.
세수 결손 규모가 50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옴에 따라 정부가 담뱃값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 시내 한 상점에 담배 판매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일반 궐련담배 20개비(한 갑)는 4500원으로, 이 중 세금만 3323원입니다. △담배소비세 1007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지방교육세 443원 등이 붙습니다. 전자담배의 경우 세금이 일반담배의 80~90% 수준으로 낮아 전자담배 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지난 2021년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통해 담배 사용 감소를 위해 가격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죠.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을 높여 담뱃값을 세계보건기구(WHO) 평균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것입니다.
최근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보건대학원 연구팀이 발표한 학회 학술지에 따르면 담뱃값을 8000원으로 인상하고 금연 구역 지정과 치료 지원 등을 시행할 경우 오는 2030년 흡연율을 32.24%(전망치)에서 24.6%로 낮출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9년 만의 가격 인상…거부감 셀 듯
담뱃값은 지난 2015년 1월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 이후 9년 동안 동결됐습니다.
정부가 10년에 한 번씩 담뱃값을 대폭 올린다는 10년 주기설이 확산되면서 거부감은 거셉니다. 15년 동안 흡연을 했다는 김모씨(35)는 "하루에 한 갑을 태우는데, 한 달 담뱃값으로 14만원 정도 나간다"면서 "담뱃값이 두 배 가까이 오르면 지출에 타격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담뱃값 인상에 대한 부정적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글쓴이는 "흡연자를 줄이려는 정책이라기 보다 세금을 더 걷으려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9년 전 가격 인상 때에도 반대 의견이 많았습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2000원 인상폭이 크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야당에서는 "애꿎은 서민 호주머니만 턴다"며 담뱃값 인상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이번에도 사정이 다르지 않은 만큼 정부를 향한 비판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점직적인 인상안이 거론되고 있기도 합니다.
정부가 담뱃세 인상에 나설 시 담배회사들이 덩달아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그동안 제조 원가는 올랐지만 담뱃값을 건드리기 쉽지 않았는데요. 이번 기회에 소폭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9년 간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담뱃값은 낮아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한 담배사 관계자는 "담뱃값은 신고제로 회사가 원할 때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면서도 "고물가 사정과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가격 인상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