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부산엑스포 막판까지 힘 보탰다
175개국 3000여명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
삼성·SK·현대차·LG 등 전체 교섭 활동 89% 차지
최태원 목발투혼, 이재용 글로벌 인맥, 정의선·구광모 등 해외 인사 면담 지원
2023-11-29 06:00:00 2023-11-29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재계 총수들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막판까지 총력을 다했습니다. 4대 그룹 총수들은 28일 투표 마지막 날까지 회원국 관계자들과 비공개 회담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는데요.
 
우리 대기업들이 지난해 6월 민간유치위원회 출범 이후 18개월 동안 175개국 3000여명의 정상과 장관 등 고위급 인사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대한상의 측은 밝혔습니다. 고위급 인사를 만나기 위해 개최한 회의는 총 1645회로 집계됐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사진=연합뉴스)
 
특히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5대 그룹이 전체 교섭 활동의 89.6%를 차지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전체 교섭 활동 회의의 52%에는 주요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급이 직접 면담할 정도로 유치에 적극적이었습니다.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재계는 해당 기업과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국가를 각각 매칭해 밀착 유치전에 나섰는데요.
 
삼성은 네팔과 라오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레소토 등에 주력했습니다. SK는 아프가니스탄과 아르메니아, 리투아니아, 몰타 등을 공략했습니다. 현대차는 페루, 칠레, 바하마, 그리스 등을 맡았습니다. LG는 케냐와 소말리아, 르완다 등에 지지 유치를 호소했습니다.
 
기업들은 교섭 과정에서 제조업, IT, 친환경 등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며 사업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상의 측은 밝혔습니다. 또 한 나라의 디지털 경제전환 구축을 위해 협력을 다짐하거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며 유치에 주력했습니다.
 
재계는 엑스포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삼성은 파리 오페라 극장의 대형 옥외광고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선보였습니다. 아울러 파리 국제공항에서 14개의 광고판을 통해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마케팅 활동을 했는데요.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은 아트 카, 엑스포 버스를 제작했습니다. 해당 차량은 프랑스를 비롯해 런던, 미국, 인도 등 세계 주요 국가의 도시들을 누비며 홍보활동을 했습니다.
 
재계 총수들 역시 일정을 쪼개가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한덕수 총리와 함께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월부터 BIE 본부가 있는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최 회장은 사실상 이곳에서 상주하며 각국 BIE 대사를 만나 설득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최 회장은 엑스포 발표 전 열흘 동안에만 중남미와 유럽 등 7개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짰는데요. 최 회장과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방문했거나 국내외에서 면담한 나라만 180여개, 고위급 인사는 900여명이 넘습니다
 
SK그룹은 매년 경영 전략 구상을 위해 여는 'CEO 세미나'를 파리에서 개최하며 유치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최 회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마지막 순간까지 이곳에서 엑스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4차 경쟁 PT(프레젠테이션)에 발목 부상에도 목발을 짚고 등장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인맥을 십분 활용해 유치전에 힘을 보탰습니다. 이 회장은 이달 초 남태평양 쿡 제도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현장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마크 브라운 쿡 제도 총리, 시티베니 라부카 피지 총리 등과 면담하고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해외 현지 방문과 방한 인사 면담 등을 통해 엑스포 유치를 측면 지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지난 27일 일주일여간의 유럽 출장을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유치 화동에 대해 "다들 열심히 하고 계시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기업들은 대형 광고판을 통해서도 물심양면으로 유치를 뒷받침했는데요.
 
삼성전자는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과 스페인 마드리드 카야오 광장 등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통해 총 30만회의 홍보 영상을 상영했습니다. 런던 시내 곳곳을 누비는 '부산엑스포 택시'도 운영 중입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시내 주요 명소와 쇼핑몰 등에 있는 270여개 디지털 스크린을 활용해 유치전에 힘을 보탰습니다.
 
LG는 파리 전역을 주행하는 시내버스에 엑스포 유치 기원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게재하고 파리 도심 곳곳에 300개의 광고판을 집중 배치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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