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내년부터 청와대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는 비영리재단법인으로 '청와대 재단'을 설립할 예정인 가운데, 국감 기간 동안 청와대 관리와 운영 등에 관한 여야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청와대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줄 당시 정부가 '국민의 복합 예술 공간'이 되도록 기획해달라고 한 것과 관련, 청와대 미술품 및 유물 등 관리 상태에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난 1년 간 일반 국민에 개방한 청와대의 활용 관련 진행 상황을 두고 여야 온도차가 뚜렷합니다.
아직까지 운영상의 문제에서 당초 구상한 청사진들의 진행 상황을 두고 여야의 입장은 갈립니다. 특히 정부가 청와대를 문화예술역사 복합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과 함께 청와대 소장미술품의 전시와 도록 발간 구상을 밝혔으나, 전시 준비는 지난해 가을 멈췄고 도록도 발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야권은 지적합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임종성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비서실에 질의해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과거 역대 정부의 청와대 소장 미술품과 관련해 현재 용산 대통령비서실이 넘겨받아 관리하는 미술품 총량은 445점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이외에 지난 2018년 청와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미술은행으로 관리 전환한 정부미술품은 164점입니다.
서울 청와대 야간관람 '청와대 밤의 산책'을 찾은 시민들이 본관 앞을 걷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그러나 야권은 445점은 현재 미술품 수준에 못 미치는 작품들로 관리전환이 불가해 '수장고'라 불리는 '청와대 창고'에 방치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대통령비서실이 관리하는 미화물품들에 대해 문체부 역시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청와대 중 특히 영빈관을 전시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당초 정부의 계획도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애초 미술관 용도로 건축되지 않아 내부 리모델링이 불가피한 가운데 원형 훼손 우려 비판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현재 청와대 영빈관은 대통령실 행사에 쓰이면서 정기휴관일 이외에도 일부시설에 국민 관람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별개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청와대 재단 설립 추진계획 보고’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비영리재단법인 ‘청와대 재단’(가칭)을 설립해 청와대 관리·개방 운영, 공간 활용사업 추진, 역사·문화재 보존 연구 등에 나설 예정입니다. 문체부는 청와대의 관리와 개방 운영에 대한 총 사업비로 330억 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330억 예산안은 청와대 개방운영 172억, 행정동 리모델링 75억, 시설조경관리 63억 및 관람환경 개선 17억 등 입니다. 문체부 측은 "청와대의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하고, 풍성한 관람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한 사업예산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10일 개방된 청와대는 문화재청 ‘청와대 국민개방추진단’에서 관리 업무를 해오다가 지난 4월부터 문체부 내 신설 조직(청와대 관리활용기획과)으로 권한이 이관됐습니다. 이후 청와대 관리활용기획과가 문화재청 소관 한국문화재재단에 관리·활용 업무를 위탁(연말 종료)해 운영해왔습니다. 이 위탁이 연말 만료되면서 이를 대체할 기관으로 재단 법인을 설립키로 한 겁니다.
문체부 소관 공공기관은 청와대 관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전문성 등이 부족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새로운 법인 설립을 통해 청와대 관리·활용 업무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추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청와대 재단이 설립되면 향후 청와대 관리·활용 업무가 재단으로 일원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야권에선 대통령 의전이 주 업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의 용산 이전 후에도 앞서 언급한 영빈관을 비롯해 상춘재 등에서 국가 주요 행사가 열려왔다는 점에서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도 국가재정전략 회의(6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7월 4일),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8월 9일) 등 대통령 참석 행사가 다수 열려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 화이트해커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청와대 관람 운영 등에 관한 규정' 중 청와대 장소사용허가와 관련한 조항을 개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야권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요란하게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고 해놓고, 영빈관, 상춘재 등을 다시 뺏어간 것은 청와대 개방 공약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라 비판합니다. 그러나 문체부는 "보안사항에 해당할 수 있는 국빈·외교행사와 국가안전보장에 해당하는 대통령의 일정·동선 등과 관련된 사항의 보안을 고려할 때 사전신청에 의한 사용 허가가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규정 개정 시에 장소사용 허가 규정 외에 당일 현장 발권 대상을 확대하는 규정 등도 함께 개정해 국민들의 청와대 관람 편의성과 합리성을 더욱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봐달라"고 했습니다.
향후 국감 기간동안에도 청와대 운영에 관한 여야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실시한 문체부 국정감사에서도 청와대 재단 설립이 불투명하다는 야권 지적에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 재단을 만드는 게 대단히 숨겨야 할 일이 아니며 아직 정리가 안됐다. 정리가 되면 확실하게 보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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