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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그리핀 "K팝 세계적 영향력 실감...뉴진스 협업 원해"
두 번째 내한 단독 공연…정규 2집 'Alive' 투어 일환
2023-07-19 06:00:00 2023-07-19 06: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여타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음악가들처럼 전자 모듈 기기를 앞세우기보다는 오리지널 악기에 집중하곤 합니다. 건반으로 멜로디컬한 화성을 쏟아내거나 기타로 여러겹의 리프를 증축하고, 세션 드러머들이 예수처럼 긴 머리를 날리며 리듬 역동성을 불어넣는 식. 지난 2020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무브홀(현 무신사개러지)에서 열린 내한 공연은 흡사 마룬5 같은 잘짜인 팝 밴드의 무대 같았습니다.
 
"보통 디제이셋으로 진행하는 페스티벌도 있고, 라이브셋으로 하는 공연도 있습니다. 제 단독 공연은 늘 라이브셋으로 공연합니다. 라이브셋은 기타, 건반, 드럼패드 등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죠. 제가 만든 음악을 더 다양하게 플레이 하게 되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그리핀은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내 모든 음악은 EDM을 기초로 하되 밴드 사운드를 지향한다. 어릴 적부터 연주한 피아노, 기타를 잡으면 가슴 깊은 곳의 감정들이 떠오른다. 이것이 멜로디, 코드로 자연히 흘러 나의 음악이 된다고 했습니다.
 
전기 공학을 전공한 이과 출신의 이 음악가는 우연히 기숙사 친구들의 파티를 준비하다 음악 세계로 뛰어들었습니다. 어릴 적 좋아하던 마룬5 ‘Animals’, 이어스앤이어스 ‘Desire’ 같은 곡들을 피아노, 기타로 연주하다 록 같은 전자 음악을 만들게 됐다고. ", 음악적 결정은 직관대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그는 "음악에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제 감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 EDM 뮤지션 그리핀.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2019년 첫 정규 앨범 ‘Gravity’는 내면의 우물을 들여다보고 피아노 앞에 앉아 쓴 곡들. 인류가 태어나고 자라나며 겪는 것들, 관계의 순환이나 인간을 둘러싼 환경 이야기를 지구의 중력에 빗대 엮어냈습니다. 지난해 발표한 정규 2 'Alive'은 전작 보다 인간의 감정 자체, 즉 기쁨, 행복, 슬픔, 상실감에 초점을 맞춘 곡들. "사운드의 여백감이 많던 'Gravity'와 달리 감정 자체의 고저가 확 다가오는 멜로디컬한 악곡 전개에 신경을 썼죠."
 
전체적으로 멜로디컬하고 밝은 음악은 캘리포니아 햇살처럼 따사롭습니다. LA 베니스 비치 근처에 살고 있다는 그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멜로디는 환경 요인도 큰 것 같다"고 합니다. '우리의 사랑 없이 난 아무것도 아니다(I'm nothing without our love alive)'라는 가사는 새로운 음반을 여는 열쇳말이라고. "가족, 연인, 친구 사이 간 연결이나 관계성에 기반한 내용들이에요. 결국 관계에서 느끼는 사랑은 우리를 살아있는 느낌이 들게 하죠. 제 음악이 강한 공명감을 일으켰으면 해요."
 
오는 19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두번째 단독 내한공연을 열고 한국 팬들과 만납니다. "한국을 다시 방문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는 그는 "한국에는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팬들이 많다. 한국에서 공연을 할 때마다 많은 사랑을 느끼고, 서울은 내가 가장 돌아오고 싶은 도시들 중 한 곳"이라고 했습니다.
 
2020년 내한 당시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같은 K팝 아티스트를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 그는 "록 밴드 더 로즈를 비롯해 K팝 그룹 엔믹스, 뉴진스 같은 음악을 즐겨 듣는다" "나중에 꼭 같이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오리지널 악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향후 K팝과 협업이 성사되면, 해외 팝 같은 흥미로운 음악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북미에서 많은 공연을 선보였는데, 이번 달 아시아 투어와 다음 달 유럽 투어까지 예정돼 있습니다. 후지 록 페스티벌, 취리히 오픈 에어, 레딩·리즈 같은 대형 페스티벌에 서는 꿈을 이루게 됩니다. 공연을 하고 여러 나라를 방문하며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한국 방문 역시 너무 신나고 기대됩니다. 음식 또한 훌륭하고 맛있는 나라죠! 멋진 팬 분들 역시 고마워요!"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 EDM 음악가 그리핀이 지난해 발표한 정규 2집 'Alive'. 사진=벅스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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