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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사이언스, CB 전환 중 쏟아지는 호재 …'수상하네'
2차전지 사업 진출 선언으로 주가 두배 이상 급등
CB투자자 240% 수익…평가차익 383억 달해
CB재매각 대상과 LG 방계 3세 연결고리 이목
무자본 M&A 의혹…인수자금 대부분 차입
2023-06-01 06:00:00 2023-06-01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테라사이언스(073640)가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각종 호재를 쏟아내며 주가를 키우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호재성 자료 발표 및 주가 급등 타이밍에 주목하며 테라사이언스가 무자본 인수합병(M&A) 등 특정세력의 표적이 된 것이 아니냔 의혹이 제기됩니다. 특히 테라사이언스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전환사채(CB)가 빠르게 손바뀜되고 있는데요. 주가 대비 저렴한 CB들의 주식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2차전지 사업 진출 효과 있나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테라사이언스는 지난 26일 기존 이종석 대표가 사임하고 지서현 대표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 1월16일 주식 및 경영권양수도계약 완료에 따른 신규임원 선임입니다. 지 대표는 테라사이언스의 새로운 대주주인 씨디에스홀딩스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 4월부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4월3일 2110원에 거래를 시작한 테라사이언스는 21일 주가가 4800원까지 오르며 127.49% 급등했습니다. 전일 종가(3940원) 기준으론 86.73% 상승했죠.
 
테라사이언스의 주가급등은 2차전지 관련 사업 진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달 13일 주주총회 소집 결의와 함께 신규 사업 목적으로 △이차전지 소재 제조 및 판매 △리튬 생산 및 판매 △염호개발 및 추출, 광물 판매 △광물 자원개발 및 판매 △광물생산업 및 판매 △신재생 에너지 플랜트, 제조 및 판매 등을 추가했는데요. 주주총회 소집 결의 직전인 12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4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인기있는 테마인 '리튬과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추가하며 주가가 급등한 겁니다. 테라사이언스의 주가 급등에는 새 최대주주인 씨디에스홀딩스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씨디에스홀딩스는 휴센텍(215090)(구 이디티) 측 인사들이 주축으로 있는 곳인데요. 지난 1월 씨디에스홀딩스의 대표로 있던 황봉하씨는 휴센텍 상무로 있었으며, 현 대표인 지씨는 휴센텍 부회장으로 있었죠.
 
현재 휴센텍은 횡령 혐의 등으로 거래가 정지됐는데요. 휴센텍은 지난 2021년 리튬 관련 비상장 기업 A사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를 결정. 리튬 관련주로 언급되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대표이사 등이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으며 주식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지 대표는 A사의 지분 8%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 3개월가량 A사의 사내이사를 맡기도 했죠.
 
(그래픽=뉴스토마토)
 
CB투자자와 LG 방계 3세 구씨 인연…평가차익만 383억
 
지난 1월 결정됐던 씨디에스홀딩스의 테라사이언스 지분 인수는 잔금 납부가 수차례 연기된 이후 지난달 27일에 마무리됐는데요. 테라사이언스의 주가 급등시점과 일치합니다. 당시 테라사이언스가 발행했던 CB들의 재매각 및 주식전환도 함께 이뤄졌죠.
 
앞서 테라사이언스는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총 240억원 규모의 CB(14~16회차)를 발행했습니다. 테라사이언스는 콜옵션과 풋옵션을 활용해 CB를 만기 전에 상환해 왔는데요. CB 대부분이 상환됐지만, 소각되지 않고 모두 재매각 처리됐습니다. 재매각된 CB들은 여러 투자자들에게 나눠서 매각되면서 대량보유 보고(5%룰)를 피해 지난해 말부터 주식전환됐습니다.
 
14회차 CB는 100억원 중 97억5000만원을 만기 전 상환했으나, 6차례에 걸쳐 전량이 재매각 됐고. 15회차 180억원 규모 CB 역시 97억원을 만기 전 상환했으나, 5차례에 걸쳐 모두 재매각 됐죠. 재매각 된 CB들의 전환가액은 1400~1800원인데요. CB투자자들의 수익률은 167~243%(고점 기준) 수준으로 평가차익은 약 383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테라사이언스의 CB를 인수해 막대한 평가차익을 챙긴 투자자들은 과거 주가조작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구본호씨와 과거행보가 겹치고 있습니다. 14~15회차 CB를 인수한 포도사이언스 및 지니집 코리아의 대표는 각각 김창근, 김성일씨 입니다. 이들은 과거 구본호씨가 직간접적으로 지배했던 상장사들에서 활동했죠. LG가 방계 3세인 구씨는 과거 MIT(038340)(전 UCI)의 실질 대주주로 있었는데요. 테라사이언스는 2021년 MIT의 자회사인 바이오엑스로부터 온코펩을 인수하며 구씨와 연을 맺을 것으로 보입니다. MIT 역시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고금리 대부업 통해 인수자금 마련…무자본 M&A 의혹
 
일각에선 테라사이언스의 2차전지 사업 진출 선언이 무자본 M&A 등 특성세력의 차익실현을 위한 주가 부양 목적이 아니냔 지적이 나옵니다.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주가상승 및 CB 재매각이 이어졌기 때문이죠. 실제 씨디에스홀딩스는 테라사이언스 지분 인수 대금의 상당 부분을 고금리 주식담보대출로 치렀는데요. 
 
빌린 돈으로 기업 M&A에 참여한 후 시세 조정 등 불공정거래 행위로 이어지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흔하게 적발되는 사례입니다. 씨디에스홀딩스가 테라사이언스 지분 인수에 사용한 금액은 400억원인데요. 이중 195억원은 주식담보대출로 마련했습니다. 주식담보대출의 담보유지비율은 165%. 금리는 10%에 달하죠. 양수대금 중 80억원은 현금이 아닌 타법인 CB로 대용납했습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6년 무자본 M&A 기획조사를 통해 시세 조정 등 불공정거래 행위로 부당 이익을 챙긴 7개 종목을 적발해 고발 조치했는데요. 당시 금감원은 “경영권 변경 후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은 무자본 M&A의 표적이 된 기업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무자본 M&A 및 시세조작 의혹과 관련 문의를 위해 테라사이언스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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