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1급 발암물질 ‘먼지’ 3년 연속 최다배출
대기오염물질 배출 총량 줄었지만 먼지는 매해 증가세
주민들, 제철소 먼지에 신음 “쇳가루 때문에 창문 닫고 살아”
환경단체 “먼지에 중금속 포함 우려…성분·위해성 조사 시급”
포스코 “먼지 늘어난 건 맞지만 법적 배출 수치 안에서 관리”
2023-05-09 06:00:00 2023-05-09 06:00:00
[뉴스토마토 유연석·배덕훈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대체로 감소세인데 반해 발암물질을 포함한 먼지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포스코는 대기오염물질 저감 등을 위한 환경개선 비용으로 2017년부터 5년간 1조원 넘게 투자를 했는데, 유독 먼지만큼은 줄이지 못했습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사진=전남녹색연합)
 
9일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측정결과 공개 사이트에 따르면,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TMS가 설치된 전국 827개 사업장 중 2021년도 연간 배출량이 1만6121톤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광양제철소는 2019년(1만9420톤)과 2020년(1만9095톤)에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TMS를 통해 측정되는 대기오염물질은 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일산화탄소 등입니다. 
 
비록 3년 연속 대기오염물질 배출 1위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를 차지했지만, 전체 총량은 2019년 대비 약 17%(1만 9420톤→1만 6121톤) 줄어들었을 정도로 광양제철소는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 측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환경개선 비용으로 1조49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 등에 석탄 사일로(Silo, 저장고), 제강 집진기, 소결/발전 질소산화물 저감 설비 등을 도입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대기오염물질 중 먼지 배출량만큼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9년엔 238톤이었는데, 2020년엔 308톤, 2021년엔 378톤을 기록했습니다. 단 한 차례도 줄지 않는 데다가, 비율로 따지면 매년 약 20% 이상씩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포스코 광양제철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위)과 먼지 배출량(아래). 
 
먼지량이 늘어나는 현상은 다른 사업장과 비교해도 다소 특이합니다. 21년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2위 사업장인 포항제철소의 경우 266톤→255톤→236톤을 보였습니다. 3위 사업장인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은 266톤→187톤→201톤으로, 다소 등락은 있지만 감소세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위부터 10위까지 사업장을 봐도 마찬가지인데, 광양제철소만 유독 매년 연속해서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는 겁니다.
 
광양제철소 인근 주민들 신체서 ‘중금속 다량 검출’
 
전체 대기오염물질 총량 중 먼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철소의 먼지에는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그 양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인체에 큰 해를 끼칠 수 있어 심각합니다. 또 한국환경공단에 문의하니, TMS를 통해 측정되는 먼지는 ‘부유먼지’로, 미세먼지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먼지 등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피해는 제철소 인근 주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광양제철소에서 사람이 거주하는 가장 가까운 곳은 직선거리로 약 2㎞ 떨어진 전남 여수시 묘도 온동마을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6월 이 지역 주민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일부 발표했는데, 신체에서 카드뮴·수은·납 등 중금속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세먼지나 대기환경이 양호한 날 광양구봉산전망대에서 찍은 광양지역 전경. 산단 위로 뿌연 먼지층이 눈에 띈다. 박수완 전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광양지역에서는 ‘광양의 먼지돔’이라고도 부른다”며 “광양지역 시민들은 상대적 대기환경이 좋은 날에도 광양산단에서 배출되는 먼지 및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진 자료”라고 설명했다. (사진=전남녹색연합 제공)
 
2021년 5월부터 1년간 온동마을 주민 8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건강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민들의 생체 카드뮴 농도는 1.71㎍/g cr(크레아티닌)으로,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실시된 전국단위 조사보다 4배나 높았고 수은 농도는 0.62㎍/g cr으로 전국 단위 조사보다 2배 높았습니다. 납 농도는 1.81㎎/dL로 같은 기간 조사(1.51㎎/dL)보다 증가했습니다. 
 
주민들 역시 제철소에서 날아오는 먼지에 시달려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호소합니다. 전남녹색연합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제철소 주변지역 공해 및 피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묘도 주민들은 무더운 여름에도 창문을 닫아 놓을 수밖에 없으며, 필수적인 활동인 농사일 외에 가벼운 산책 및 운동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증언합니다.  
 
“창문 열어놓고 자면 아침에 일어나 코가 꺼메 갖고, 목도 막히고. (중략) 지금은 거의 닫아놓고 살지. 먼지 같은 거. 제철(소)에서 날아오는 쇳가루 같은 거. 공장에서 날아오는 매연 가루 때문에 닫아 놓고 살지.” (묘도 묘읍 주민C, 출처: <제철소 주변지역 공해 및 피해조사 보고서> 중)
 
“쇳가루, 연탄가루 이런 것들이 많이 발생 되잖아요. (중략) 지금 여기도 보시다시피, 창틀에 수많은 쇳가루, 석탄가루가 자꾸 쌓이니까 청소하는 인력, 시간, 또 창문을 열어놓고 다닐 수가 없어. 왜, 식탁에 또 시커멓게 쌓이니까.” (묘도 창촌 주민A, 출처: <제철소 주변지역 공해 및 피해조사 보고서> 중)
 
"창문조차 열지 못한다"…일상에까지 먼지 침투
 
박수완 전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TMS를 통해 측정되는 먼지는 전체 먼지량이라고 볼 수 없다”며 “아직 측정하지 못하는 시설이 있는 만큼 실제 광양제철소에서 배출되는 먼지는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특성상 중금속이 포함된 먼지일 수 있는데, 아직까지 먼지의 성분 조사나 주민·노동자에게 미치는 위해성 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조사와 대책 마련과 함께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도 요구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전반적으로 광양제철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성적이 타 배출원에 비하면 제자리걸음으로 보인다”며 “제철소 주요 공정시설의 추가적인 집진시설 설비 개선 등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원료인 석탄 등 선적 이송 과정에서 (먼지가) 비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사진=전남녹색연합)
 
포스코 측은 대기오염물질 총량이 줄어드는 반면 먼지량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명확한 원인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측정 장비에 따라 배출량이 10~30%가량 변동성이 있다”면서 “수치상으로 보면 매해 먼지 배출량이 증가하는 건 맞지만 배출 수치가 낮고 법적 배출 수치 안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2024년까지 1조7800억원 규모의 환경설비를 추가 투자할 예정이며, 특히 원료야드 밀폐화를 통해 비산먼지 발생 억제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환경법규 준수는 물론 제철소 주변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환경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연석·배덕훈 기자 ccb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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