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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전리품이냐는 지적에…한덕수 "총리는 이런 일 몰라야"
2023-04-05 19:58:26 2023-04-05 19:58:2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KT(030200)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개입으로 차기 대표 후보자가 사퇴하고, 이사회 사외이사들이 대거 사퇴한 것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냐는 내용이었는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총리가 이런 일을 알아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KT(030200) 이사회가 전멸했다. 어떻게 보고 있느냐"고 한 총리에게 물었습니다. 이어 "KT, 포스코는 전리품인가. 정부가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수사를 한다든지, 정부 발언이나 국민연금 이사장 발언 등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이 나라 주인이 누구인 건지, 누가 통제하는 건지, 보이지 않는 마피아가 있는 건 아닌지, 총리가 모르는 일어어야 하는가"라고 질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 사안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총리는 이런 일을 알아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민간기업에 대한 관치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개별 기업의 일이기 때문에 아는 것이 없으며, 알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 4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비슷한 지적에 대해 "(관치가)아니다.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에서 한발 더 물러난 것입니다. 지속되는 관치 논란에 대해 모르쇠로 대응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4일 "윤석열정부는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끊임없이 전 정부를 탓하며 민간기업에는 관치와 간섭을 시도하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KT 인사 개입을 할 때마다 주가가 빠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선출이 되기 위해서 자기가 잘 아는 사람을 이사로 임명하고 법적인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연임을 해야겠다고 하는 것은 주주(국민연금)로서는 분명히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한다는 것 자체를 우리가 부인할 수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11월부터 차기 대표 선임을 추진해왔던 KT는 후보자 사퇴와 사외이사 사퇴로 지난달 28일부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습니다. 당초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의 대표 선임을 두고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7일 사의를 밝혔습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물론 정부까지 나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 구조 투명화를 강조하자 스스로 물러난 것입니다. 이는 KT 이사회 사외이사들의 사임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1월 이강철 사외이사에 이어 지난달에 벤저민 홍·김대유·유희열 사외이사가 사임했고, 31일 주총에서 재선임 표결을 앞두고 있던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까지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현재 KT 이사회에는 김용헌 사외이사만 남아있습니다. 
 
KT는 이날 지분율 1% 이상의 국내외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할 외부 전문가를 추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며 비상경영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공문을 보낸 주주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 신한은행 등 국내 투자기관과 기업, 실체스터인터내셔널과 티로우프라이스어소시에이트 등 17곳입니다. KT는 오는 12일까지 추천받을 계획입니다. KT는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한 뒤 이사회를 통해 차기 대표를 뽑을 예정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중기IT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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