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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씩 계약할게요"…강남지역·40만원대 주세 확산 조짐
고금리·전세사기 우려에…주세, 새 주거 트렌드로 부상
사회 초년생 주요 수요층…강남·마포 등 오피스텔 중심↑
2023-03-28 06:00:00 2023-03-28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부동산 임대차 시장에서 주 단위로 임대 계약을 맺는 ‘주세’ 매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립주택과 오피스텔·빌라 등을 대거 사들여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이른바 ‘빌라왕’ 사건으로 임대차 시장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면서 임차인들이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거주할 수 있는 초단기 임대가 주목을 받는 모습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주택을 매매하지 않고 임대하는 방법으로 전세와 월세가 주를 이뤘지만, 고금리와 전세사기 등에 대한 우려로 주 단위로 계약을 맺는 주세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서울 시내 공인중개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세는 보증금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대신 주마다 임대료를 지불하는 까닭에 세입자는 초기부담과 보증금 떼일 우려를 덜 수 있는데다 임대인 또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한 상황에서 공실로 두는 것보다 임대료를 받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초단기 임대, 초기부담 적고 떼일 우려 낮아
 
주세는 주로 서울 강남권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황입니다.
 
주택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와 직거래 부동산 플랫폼인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등을 보면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 전용면적 29.7㎡ 원룸의 경우 주당 약 20만~50만원대에 매물이 형성돼 있었으며 논현동과 역삼동 일대 역세권 원룸은 주당 평균 약 40만원에 이용가능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마포구 한강변 오피스텔은 30만~100만원대까지 매물이 나와있었는데 홍대나 서교동에서는 10만원대의 여성전용 원룸도 눈에 띄었습니다. 매물은 원룸, 투룸 쓰리룸까지 다양했는데 장기 임대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에어컨이나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옵션이 잘 갖춰져 있어 맨몸으로 입실하더라도 부담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 올라온 매물.(표=삼삼엠투 홈페이지 갈무리)
 
시장에서는 임대료나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은 사회초년생이 단기임대의 주요 수요층으로 자리 잡았다면서도 임대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기에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 주당 임대료를 월세로 환산할 경우 전체 금액이 오히려 높을 수 있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강남의 공인중개사 한 관계자는 “목돈 없이도 집을 계약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좋은 집을 짧게 거주를 하려는 분들이 이용한다”면서 “실거주 목적이라면 공과금이나 전입신고 등을 위해서라도 월세를 권장하는데 굳이 주 단위로 살거라면 총 비용이나 임대인 체납 여부 등을 살펴보는게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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