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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승부수, TSMC 진검승부 예고
용인 클러스터로 '반도체 삼각편대'…TSMC와 파운드리 격차 좁히는게 관건
업계 "용인 투자 결정, 삼성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2023-03-16 15:32:49 2023-03-16 16:55:1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정부가 만들기로 한 용인 클러스터에 20년 동안 300조원을 투자키로 하면서 경쟁사인 대만의 TSMC와 진검승부를 예고했습니다.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 평택에 이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삼각 편대'가 완성됩니다.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전 밸류체인을 리드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를 본격화 한 것인데요.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열세로 평가받아온 파운드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300조 투자 삼성전자, TSMC와 파운드리 격차 좁힐지가 관건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삼성전자와 TSMC 두곳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생산력 격차 등으로 시장 점유율 격차가 벌어졌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Gate-All-Around)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TSMC는 지난해 12월 기존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의 3나노 양산을 공식화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기술 우위는 생산 능력(캐파) 부족과 같은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TSMC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이 3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58.5% 대 삼성전자 15.8%로, 무려 42.7%포인트나 차이가 납니다. 파운드리의 경우 생산 능력을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데요. 업계에선 용인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본격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용인 투자결정은 향후 삼성의 파운드리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시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삼성전자는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 (소재·부품·장비 포함)에만 약 150조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추정되며 정부는 용인에 여의도 면적의 2.4배 달하는 시스템반도체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대규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기흥, 화성, 평택단지에 조성된 반도체 공장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존 소부장 업체들과의 협력 및 연구개발 확대로 소부장 공급망의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기치 유치 위한 승부수"
 
외신도 삼성의 이번 결정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로 평가했습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각) "뜨거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한국의 가장 공격적인 노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어 "삼성의 투자는 한국 계획의 핵심"이라면서 삼성이 TSMC에 맞서기 위해 파운드리 투자를 강력하게 밀고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 외에도 삼성전자의 300조원이 투자되면 국가 전체에 직간접적인 생산유발 700조원, 고용유발 160만명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내적으로는 '국가산단 지정'이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 정부가 대형 반도체 생산기지를 유치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다만 토지 보상 문제 등 실제 용인 클러스터 조성까진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뒤따릅니다. 지난 2019년 정부가 용인에 122조원을 들여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토지 보상 등 문제로 공장 착공에 차질을 빚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입지, 연구개발, 인력, 세제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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