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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분유 공세에 유업계 한숨 깊어진다
출산율 감소, 수입산 찾는 소비자 늘어
수익성 악화 지속…건기식 등으로 활로 모색
2023-03-16 06:00:00 2023-03-16 08:31:49
 
[뉴스토마토 최신혜 기자] 국내 분유 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출산율이 나날이 감소하는 데다 수입분유를 찾는 소비자들 또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 중입니다. 
 
16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2897억원으로 5년 전에 비해 33% 줄어들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입분유 점유율은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입분유 점유율은 25% 수준으로 5년 전 5% 내외에서 5배 가량 늘었습니다. 수입분유 가격은 국산보다 많게는 네 배 이상 비싸지만, '배앓이가 적다', '영양성분 배합이 좋다', '아기가 황금변을 눈다'는 등의 입소문이 나며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인데요. 
 
가입자 320만명의 대형 맘카페에는 수입 분유를 추천하는 글이 다수 게재돼있다.(사진=맘카페 캡처)
 
실제 맘카페 등에서는 수입분유를 추천하는 글을 다수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입자 320만명의 대형 맘카페 한 이용자는 "국산 분유보다 수입산이 비싸지만 배앓이가 덜하다"며 "구하기도 쉽고 할인도 많이 해서 수입분유로 정착했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물가 상승과 제품 리뉴얼 등으로 인해 연초부터 롯데제과 '파스퇴르 위드맘 분유' 등 일부 국산분유 가격이 상향조정되며 수입분유의 문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산분유 점유율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1% 하락했습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868억원에 달합니다.
 
남양유업이 올 초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테이크핏 케어'(사진=남양유업)
 
분유 제조사들은 단백질 음료, 건강기능식품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사업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 중입니다. 
 
매일유업은 2018년 출시한 단백질 식품 '셀렉스'를 통해 실적 강화에 나섰습니다. 상호에서 '유업'을 빼고 정체성을 재모색하는 방안 역시 강구 중입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주식회사 '매일'에 대한 상호가등기를 마쳤는데요. 유통업계에서는 매일유업이 종합식품기업으로서 재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세우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매일유업 관계자는 "상호가등기 이후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양유업 역시 지난해 7월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을, 지난 2월 건강기능식품 '테이크핏 케어'를 출시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습니다. 이밖에 우유급식, 커피전문점 우유 납품 등 B2B 경로를 확대해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입니다. 
 
최신혜 기자 yess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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