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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 "SVB 사태 이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적을 것"
SVB 사태와 가상자산 시장 전망 번외편 보고서 발간
2023-03-15 10:29:09 2023-03-15 10:29:09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가 최근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관련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우선 이번 사태가 중소기업과 중소은행들의 위험 신호로도 여겨져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 및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으로까지 확산했다고 짚었는데요. 다만 SVB 사태 이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적다며 향후 가상자산 가격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코빗 리서치센터 보고서 요약 표.
 
15일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달 발생한 실버게이트 캐피탈, SVB, 시그니처은행의 뱅크런 및 폐쇄 사태를 긴급 분석한 'SVB 사태와 가상자산 시장 전망' 번외편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미국 소재 세 금융기관의 특징 및 이번 사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한 것을 토대로 향후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영향 가능성을 다뤘습니다.
 
우선 세 금융기관은 전문 분야가 각기 다릅니다. 실버게이트는 가상자산 산업 분야에 특화돼 있고 SVB는 스타트업, 시그니처은행은 뉴욕 지역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상자산 익스포저 측면에서는 실버게이트는 예치금 80% 이상이 가상자산 거래소 현금 예치금을 비롯한 관련 산업 기반이며 SVB에는 일부 가상자산 기업 및 프로젝트 재단의 예치금이 들어있습니다. 시그니처은행은 2018년부터 가상자산에 관심을 보이면서 예치금의 20~30%가 해당 분야에서 비롯됐습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세 곳의 공통적인 취약점은 채무에서 나타났다고 진단했습니다. 해당 은행들의 자산은 현금성 자산 외에 장기 국채, 주택담보채권 등이 높은 비중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다른 은행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은행의 경영난은 보유 자산 중 부실채권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 은행 세 곳의 자산은 대체로 신용등급이 높은 자산으로 구성돼 부실채권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실버게이트와 SVB는 예금 기반이 고위험 고수익 분야에 집중된 상황에서 예치자들이 동시에 인출을 요청하는 뱅크런이 발생하자 보유 자산을 현금화해 대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금융기관들은 금리 인상 때문에 매입 가격보다 평가절하된 시세에서 대량의 장기채권을 강제 매각하게 됐습니다. 이는 대규모 손실 발생에 따른 자기자본 훼손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영업을 지속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기자본비율 유지에 실패하면서 영업정지 및 자발적(실버게이트) 혹은 정부 관리하에(SVB, 시그니처은행) 청산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세 은행에서 뱅크런이 확산된 이유와 실물 경제와의 연관성 측면에서는 다른 점이 있다고 봤습니다. 실버게이트에서는 지난해 FTX 사태 이후 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불신에 따른 현금 인출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이에 반해 SVB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스타트업의 예금 소진이 뱅크런으로 이어졌으며 시그니처 은행에서는 SVB 청산이 전이되면서 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인데요.
 
해당 기관들이 실물 경제와 연관된 정도에 따라 위험 확산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SVB는 스타트업과 관련이 많아서 실버게이트나 시그니처보다는 좀 더 넓게 실물 경제에 노출돼 있습니다. 사실 SVB가 재무제표상 위험의 집중도는 낮았지만 먼저 발생했던 실버게이트 사태가 가상자산 업계에 국한됐던 것에 비해 SVB는 중소기업과 중소은행들의 위험 신호로도 여겨져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 및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으로까지 확산했다고 봤습니다.
 
이번 일련의 사건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끼칠 영향은 우선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근래 수년간 연준의 긴축 정책의 부작용으로 인해 금융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갑자기 정지된 사례들을 예로 들면서 이번에도 연준의 지난해 급격한 긴축 통화 정책이 중요하게 작용한 만큼 SVB 사태 이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와 함께 연준의 긴축 사이클 종료가 가시화된다면 가상자산을 포함한 모든 위험자산의 가격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법정화폐 측면에서는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은행이 가상자산 시장에 미국 달러의 주요 공급원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영업 중단으로 단기적으로는 시장 유동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빗 리서치센터는 두 곳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해결책으로 미국 소재 기타 가상자산 은행 약진, 유로화 대체, 스테이블코인의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은행 섹터는 물론이고 전반적인 미국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 및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시장 내 다양한 관점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하기 위해 리서치 번외편을 발간했다"면서 "앞으로도 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들을 발 빠르게 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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