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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입주폭탄…"서울 전셋값 하락 흐름 불가피"
저가 매물 소진에 거래량은 증가 추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강남권 대규모 입주 예고 '악재'
"최소 상반기 내 추세적 약세 불가피"
2023-03-14 06:00:00 2023-03-14 0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각종 부동산 지표 회복과 함께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도 낙폭이 서서히 둔화하며 바닥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과 함께 전셋값이 동반 급락하며 수요층의 접근이 용이한 가격대가 형성되고, '빌라왕' 사기 사건에 따른 빌라 기피 현상으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데 따른 결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서울 전세 시장의 하락세는 좀처럼 꺾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추가 금리 인상이 상존해 있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가 예고돼, 세입자 우위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1272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월(1만37건) 대비 1200건 이상 늘어난 수치이며, 1만1000건을 돌파한 것은 작년 8월(1만1403건) 이후 처음입니다. 매물 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낮아지면서 급매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한 것이 거래량 증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는 추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5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주(-0.7%)보다는 내림세가 둔화했지만 낙폭의 절대 수준이 여전히 높고 지난해 1월 31일부터 58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특히 고금리 기조는 전세 시장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최근 전세자금대출 이자는 연 6~7%대에 형성돼 있는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압박을 이유로 여전히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입니다.
 
세입자들에게 있어 전세자금대출의 비중이 크고 연내 기준금리가 하향 전환할 가능성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추세적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서울 전세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강남권에 대규모 물량이 집중된 점도 악재라는 평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3만3338가구이며, 이중 27%인 9037가구가 강남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특히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3375가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2990가구 등 매머드급 단지들의 입주가 계획돼 있어, 인근 지역은 일시적으로 전세 공급 과잉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금리 문제, 강남권 대단지 릴레이 입주 등이 맞물려 최소 상반기 내에는 서울 전세 시장의 하락 흐름이 불가피할 것 같다"며 "다만 하반기 경 금리 문제 진정 여부, 매물 소화 진행 상태에 따라 낙폭이 상당 부분 둔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세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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