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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 회사 누락' 박찬구 회장 '검찰 고발'…"4개사 누락 거짓자료 제출"
대기업 지정자료 제출 과정서 4개사 누락
회장부속실서 정보 관리…"인식 가능성 상당"
누락사들 공시 의무 미적용·중소기업 세제혜택
2023-03-08 12:00:00 2023-03-08 17:07:08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공정당국에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내면서 처남 일가 회사를 누락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누락된 처남 일가 회사는 지노모터스, 지노무역, 정진물류 등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2021년 계열사 자료를 누락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박찬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8일 밝혔습니다. 누락 회사는 처남 일가가 지분을 100% 보유한 지노모터스, 지노무역, 정진물류, 제이에스퍼시픽 4개사입니다.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매년 동일인 기준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 관련된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합니다.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지원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조사 내용을 보면, 박 회장은 2018~2020년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첫째 처남(인척 2촌)이 보유한 회사인 지노모터스, 지노무역을 누락했습니다.
 
2018~2021년에는 둘째 처남이 보유한 회사인 정진물류를, 2018년에는 제이에스퍼시픽을 지정 자료에서 빠뜨렸습니다. 제이에스퍼시픽은 2018년 폐업하면서 2019년부터는 지정 자료 제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2021년 계열사 자료를 누락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뉴시스)
 
공정위는 박 회장이 이들 4개사 자료를 고의로 누락했다고 봤습니다. 이들 회사 모두 처남 일가가 지분을 가지고 있어 계열회사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또 박 회장이 이들 4개사의 존재를 오랜 기간 인지해왔고, 금호석유화학 회장 부속실에서 이 회사들의 정보를 관리하고 있었던 것도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봤습니다.
 
회사 지정 자료 제출 담당자가 금호석유화학이 2016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최초 지정됐을 때부터 친족의 4개사 보유를 인지한 점도 고려했습니다.
 
공정위는 누락 기간이 최장 6년에 달하고, 이 회사들이 공시 의무 적용을 받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중대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회사 중 일부는 중소기업자에게 적용하는 세제혜택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금호석유화학 동일인은 임원이 보유한 회사 청해소재를 2018년 계열회사에서 누락했고 친족 17명·4개 비영리법인도 2018~2021년 지정자료 제출 때 빠뜨렸습니다. 이 와 관련해서는 규제 회피 정도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경고 조치했습니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공정위로부터 2021년 지정자료 보완 요청을 받고 정진물류가 계열회사임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누락했고 이후 공정위 조사협조도 미흡했던 점을 고려했다"며 "경제력집중 억제 시책의 근간을 훼손하는 계열회사 누락 등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 측은 "실무자가 법령상 계열회사 혼동으로 누락된 사항"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및 승계를 위한 계열회사 은폐 등의 업무관련성 및 거래관계는 일체 없다. 회사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인력보강했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2021년 계열사 자료를 누락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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