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멍뭉이’ 차태현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
“이런 저런 설명 없이 주제 위해 올곧게 달려가는 느낌 좋았다”
“정말 어려울 것 같았던 촬영…김주환 감독 때문에 너무 편했다”
2023-02-21 07:03:19 2023-02-21 07:03:19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배우 차태현이 출연합니다. 그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듯하다고 전했습니다.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차태현 역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수긍합니다. 이유는 그렇습니다. 차태현이 출연합니다. 그럼 예상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 정말 웃기겠다. 그리고 이 영화, 큰 감동을 안겨 주겠다. ‘웃기겠다에 해당하는 차태현의 출연작은 과속 스캔들입니다. 800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았습니다. ‘큰 감동을 안겨주겠다에는 1000만 흥행작 신과 함께-죄와 벌이 있습니다. 차태현은 이 두 작품 외에도 TV와 스크린에서 여러 흥행작을 필모그래피로 갖고 있는 배우입니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스크린 출연작을 더했습니다. 제목이 멍뭉이입니다.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동물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 차태현의 배우적 이미지라면 충분히 그럴듯합니다. 두 번째는 차태현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프트하고 소박한 스타일의 영화라고 느껴지는 점입니다. 차태현을 블록버스터 전문 배우라고 부르기엔 분명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작고 소박하고 소프트한 스타일의 영화에 출연해 온 배우도 아닙니다. 그래서 차태현의 의도가 궁금했고, ‘멍뭉이란 영화가 더 궁금해 졌습니다. 우선 차태현은 멍뭉이의 시나리오에 대해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맛이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배우 차태현.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목 그대로 멍뭉이는 개가 나오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반려견 루니를 키우던 민수(유연석)와 그의 사촌형 진국(차태현)이 자신들을 대신해 루니를 키워줄 집사를 찾아 나서는 로드무비입니다. 이 과정에서 뜻밖의 인연을 만나게 되고 또 그 인연을 통해 잊고 지낸 숨은 인연과 더 중요한 것에 대한 의미를 깨우치는 과정을 그려 나갑니다. 차태현은 그 어떤 자신의 필모그래피보다 더 의미 있고 뚜렷한 작품이라고 멍뭉이를 소개했습니다.
 
출연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읽어 봤는데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이런 저런 설명이나 곁가지가 없이 딱 하고 싶은 말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올곧게 달려가는 느낌이 너무 좋았죠. 그냥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맛이라고 할까. 반전이 있거나 해피엔딩을 위한 설정 등이 아에 없었어요. 제가 청년경찰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그 감독이 이런 시나리오를 썼단 게 놀라웠어요.”
 
일단은 이 영화, 반려인에 대한 얘기입니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비 반려인들에겐 좀 낯선 장면과 대사 그리고 의미들이 많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는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의 개인적 사연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려인들에겐 공감되는 장면들이 너무 많답니다. 차태현 역시 결혼 전까지는 반려견과 함께 한 삶을 살고 있었기에 결코 낯선 장면이 있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배우 차태현.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사실 시사회에서 반려인들에게 좀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는 걸 들었죠. 주인공인 민수가 자신의 반려견 루니를 대신 맡아 줄 새로운 주인 즉 집사를 찾아 나선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사실 그렇지 않아야 한다란 메시지를 위해 그런 설정을 넣은 게 아닐까 싶어요. 저도 결혼 전에는 반려견을 계속 키웠는데 결혼 후부터 안 키웠기에 영화 속 상황이 너무 공감이 됐어요.”
 
멍뭉이에는 처음 골든 리트리버루니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후에 한 마리 두 마리가 점점 더 늘어나서 극중 민수와 진국 형제와 함께 하게 되는 개는 총 8마리로 불어나게 됩니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충무로에는 영화 제작에서 두 가지 금기 사항이 있습니다. 첫 번째가 아이와 함께 찍는 영화입니다.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너무 많이 발생하기에 그만큼 어려움을 담아 전해 내려오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찍는 영화보다 더 어려운 영화가 바로 동물과 함께 찍는 영화입니다. 차태현은 과거 동물과 함께 찍는 영화를 경험하고 왜 어려운지 단번에 알았다라고 혀를 내둘렸답니다. 근데 이번에는 전혀 아니었다며 웃습니다.
 
제가 예전에 말과 함께 찍는 영화인 챔프를 찍어봐서 알아요. 동물과 함께 찍는 영화는 어려울 수 밖에 없어요. 아무리 훈련이 됐어도 돌발 변수가 너무 많아요. 통제도 안되고. 그래서 힘이 드는 거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게 진짜 없었어요. 촬영 전부터 김주환 감독이 개들의 컨디션에 따라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뀔 수도 있다라고 했었죠. 근데 그게 어려운 게 아니라 플랜B부터 플랜CD그리고 E까지. 김 감독이 정말 다양한 변수를 다 계산해서 왔었어요. 너무 편했어요.”
 
배우 차태현. 사진=키다리스튜디오
 
반려견에 대한 영화 그리고 입양과 파양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기에 필연적으로 유기견보호센터 장면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멍뭉이에 등장하는 유기견보호센터 장면은 실제 운영되고 있던 유기견센터였답니다. 영화에 등장하고 섭외가 된 곳이니 그래도 시설이 좀 나을 것이라 여겼답니다. 하지만 너무도 열악하고 힘들어 보여서 마음이 너무 아팠고 지금까지도 너무 신경이 쓰이는 곳이라네요.
 
극중 제 마스코트인 퍼그 토르와 첫 만나는 곳이 유기견보호센터 인데, 그래도 영화에 나오는 곳이니 좀 시설이 괜찮을 줄 알았죠. 근데 너무 열악해서 진짜 놀랐어요. 냄새도 너무 심하고. 그곳에 있는 아이들 건강도 너무 걱정되더라고요. 시설이 좋은 곳이 이 정도라면 시설이 열악한 곳은 대체 어느 정도란 것인지. 거기서 일하는 분들이 너무 대단해 보였죠. 지금도 너무 신경이 쓰여요.”
 
차태현은 인터뷰 내내 멍뭉이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차태현에게 본인의 출연 자체가 영화에 장점과 단점 모두를 안겨줄 수 있을지 모른단 우려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습니다. 차태현이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이 영화를 가벼운 코미디 영화로 인식시켜 줄 가능성이 컸습니다. ‘멍뭉이자체가 코미디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차태현은 그 점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답니다. 그런 점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풀어야할 숙제라고 전했습니다.
 
배우 차태현. 사진=키다리스튜디오
 
함께 출연한 연석이를 보면 정말 부러워요. 작품에서 선과 악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넘나들잖아요. 전 예전에는 악역 제안도 실제로 있었지만 제가 거절했어요. 중요한 건 그 작품이 제작도 안됐어요(웃음). 제가 악역을 한다고 상상을 하면 그림이 안 그려져요. 절 잘 활용할 만한 감독님들도 있으실지 궁금하고. 언젠가는 그런 작품을 만나지 않을까 싶긴 해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배우 생활 동안 한 번은 만나겠죠.”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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