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엔터 새 이사진 제안…방시혁·민희진 제외
지배구조 선진화에 방점…법무통 전진배치로 경영권 분쟁 대비
2023-02-16 11:48:30 2023-02-16 12:54:4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하이브가 본격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첫 행보로 하이브 측 인사로 구성된 신규 이사진 7인의 명단을 공개한 것인데요.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은 제외됐지만 법률·재무 전문가를 대거 포진시키며 향후 예상되는 경영권 분쟁 등에 대응하려는 모습입니다. 
 
하이브는 16일 신규 이사진 선임 등을 골자로 하는 SM엔터 주주제안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주주제안은 하이브와 지난 9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프로듀서(PD)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이 전 총괄PD는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을 통해 하이브에 주주제안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이날 공시를 통해서는 이 전 총괄PD의 의결권을 하이브에 위임한다고도 전해졌습니다. 
 
주주제안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신규 이사진의 구성입니다. 하이브는 우선 사내이사 후보자로 이재상 하이브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제안했습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IT·콘텐츠 기업의 전략과 운영, 법률, 재무 분야에서 다방면의 경험을 쌓아왔다"며 후보진의 전문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이사 후보자는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SM엔터 고유의 색채를 존중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킴과 동시에 내부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미래 인재를 양성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하이브는 설명했습니다. 
 
사외이사 후보자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F) 금융이니셔티브 한국 대표를 추천했습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파트너를, 비상근 감사 후보자로는 최규담 엔씨소프트 상무를 제안했습니다.  
이사진의 면면을 살펴보면, 법무·회계·조세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사내이사 후보자로 추천된 정진수 CLO는 한국과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법무통' 인데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엔씨소프트에서 25년간 재직했고 하이브에서는 법무 조직과 뮤직라이츠 권리에 대한 관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사외이사 후보자인 강남규 변호사는 20년간 조세·금융 분야에서 두루 활동한 전문가이고, 홍순만 교수는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로커스홀딩스 대표, 하나로텔레콤 대표 등을 역임한 박병무 대표 파트너 역시 변호사 출신이며, 최규담 상무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회계 전문가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이수만 백기사'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K-팝 글로벌 경쟁력 제고'라는 인수 목표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실무 전문가를 전진배치 한 것으로 분석합니다. 동시에 SM엔터 현 경영진과 카카오 연합에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하이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정관 변경 등도 제안을 했습니다. 우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로 했으며 배임이나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사는 이사로 선임될 수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운영의 효율성도 제고할 방침입니다.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될 위원회들은 3분의2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사외이사로 선임됩니다. 
 
주주 권익 제고를 위해서는 등기이사를 포함한 주요 임원들의 보수를 경영성과와 연계되도록 설계합니다. 보상지표(KPI)에 주주수익률을 반영해 단순 경영지표 개선이 아닌 전체 주주의 이익을 도모해달라는 주문입니다. 주주 친화 정책의 핵심인 배당정책에 대해서는 SM엔터 인수 후 당기순이익의 30% 내에서 적극적인 배당 성향을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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