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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체계' 선도하는 LG…약속 지킨 구광모 회장
협력사 기술보호로 대중소기업 상생…2021년엔 이사회 내 ESG 위원회 설치
구 회장 "ESG 경영으로 사랑받은 LG"…2050년까지 넷제로 추진
2023-02-07 15:35:49 2023-02-07 15:35:49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LG제공)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제 구축을 강조해왔던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의 방향이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LG그룹은 다양한 분야에서 ESG 경영을 선도해가고 있는데요. 협력사의 기술영업 비밀 보호나 넷제로 활동 등 눈에 띄는 ESG 경영 강화와 사회적 책임 실천으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LG전자, 협력사 핵심기술 보호로 '상생' 협력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지난해 협력사의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한 기술자료 임치를 210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술자료 임치는 중소·중견기업이 단독 또는 대기업과 공동 개발한 기술자료를 신뢰성 있는 정부기관 위탁 보관해 기술 유출 위험을 줄이는 제도인데요. 기술자료, 경영정보, 지식 재산권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됩니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협력사에 기술자료 임치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는데요. 10년간 지원한 협력사는 100여곳, 지원 건수는 1600여건에 달합니다. 특히 2020년부터 3년간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지원 건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협력사가 기술자료를 정부 기관에 보관하면 기술 침해 위험 없이 핵심 기술을 보호하면서 안심하고 기술개발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냅니다. 
 
LG전자는 또 협력사의 기술과 영업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자체 기술유용 '사전 점검 프로세스 의무화' 같은 시스템을 운영 중인데요. 이를 통해 협력사와 신뢰를 높이고 공정한 상생 문화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복안입니다. 큰 틀에서 건전한 기업생태계 구축이라는 ESG경영인 셈이지요.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구광모 회장 "LG만의 ESG 방향성 정립"
 
이는 구 회장의 ESG 경영 철학에 기반한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그룹 총수들과는 달리 언론이나 공식석상에 노출되는 일이 적은 구 회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역설하는 게 바로 'ESG 경영'입니다. 
 
구 회장은 지난 2022년 LG가 그룹차원의 ESG 보고서를 발간했을 당시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공급망 불안정,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매년 심각해지는 가뭄, 홍수, 온난화와 같은 기후위기 등 미증유의 '초 불확실성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초불확실성의 시대에도 미래 세대와 공존하며 영속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LG만의 ESG 방향성을 정립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실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ESG 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그룹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ESG 경영은 특히 구 회장이 경영 철학으로 강조하는 '고객 가치'와 맞닿아있다는 분석입니다. LG측은 "'고객가치 창출'과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경영이념을 ESG 경영과 연결해 내·외부 환경의 변화, 여러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종합해 LG의 ESG 경영 방향성을 정립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구 회장은 2021년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긴 안목으로 봤을 때 ESG 선두 주자로 그룹의 포지션을 점유해 나가야 한다는 경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룹의 신성장 동력이자 ESG 경영 차원으로 '클린 테크(Clean Tech)'분야에 5년간 2조원을 베팅하는 등의 결단을 내린 배경이기도 하지요. 
 
서울 영등포구 LG본사 건물(사진=연합뉴스)

국내 첫 그룹 '넷제로' 추진…3.4조원 통큰 투자
 
LG전자의 경우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ESG 전략을 소개하는 시간을 별도로 마련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통상 컨퍼런스콜이 기업의 실적과 사업계획 등을 소개하는 회의임을 감안하면, 구 회장의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달렸습니다.
 
이런 일환에서 최근 LG그룹의 넷제로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넷제로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추진 계획입니다. 구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블루수소 등 탄소 저감 신기술 개발 등에 2030년까지 3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보고서에는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LG화학(051910),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생활건강(051900), LG유플러스(032640) 등 7개 계열사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추진 계획이 담겼습니다. 국내에서 개별 기업이 아닌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추진 계획을 보고서로 펴낸 것은 LG가 처음인데요. 사업장 외에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3) 배출량까지 통합 관리하고, 계열사별로 달랐던 탄소 중립 실행방안을 그룹 통합으로 적용한 것도 진일보한 대목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ESG 경영 고도화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역할이 여느 때보다 강조되는 상황에서 LG가 ESG 경영을 선도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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