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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태원 상인 중기부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단 '7건'
재해확인증 발급완료 195건…보증승인 완료 82건
현재 3.9억만 집행완료
2023-01-13 16:08:06 2023-01-13 20:26:28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주변에서 받은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는 건 다들 서둘러 받았죠. 지금은 대출을 안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2023년 11월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상가를 시민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태원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에게 긴급경영안정자금 지급 여부에 대해 묻자 돌아온 대답입니다. 이 상인은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용산구소상공인회에 소속돼 활발히 활동하는 회원으로, 상인들과의 교류가 잦지만 긴급경영안정자금에 대한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7000만원의 빚을 진 데다 이태원 참사로 매출이 뚝 떨어진 이 상인은 용산구에서 받은 긴급 중소기업 융자 2000만원으로 겨우 인건비와 임대료, 이자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13일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소상공인의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이태원 상인에 특별지원하기로 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건수는 1월10일 기준 단 '7건'에 불과했습니다. 수많은 이태원 상인들이 상권 몰락으로 어려움을 겪은 지 80일이 다 돼 가지만 중기부의 지원책은 이태원 상인들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앞서 중기부는 이태원 참사 발생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28일 재난대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용산구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소상공인 특별지원방안을 심의·확정했습니다. 중기부는 영업결손액을 피해 금액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업체당 최대 70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금리는 2.0%(고정)에서 1.5%(고정)로 0.5%p 추가 인하하고, 대출기한도 5년(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에서 7년(3년 거치 4년 분할상환)으로 늘렸습니다.
 
시설 피해가 아닌 매출손실도 재해로 인한 피해로 보고 재난 때와 같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다른 지자체 지원에 비해 지원 속도가 매우 늦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이태원 상인들은 또 다시 빚과의 전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당장 필요한 고정비용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이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12일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 12일 이태원 상인들과 만나 이태원 상권 특별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대출조차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12월9일부터 30일까지 용산구청에 접수된 이태원 참사 재해확인증 신청건수는 244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재해확인증 발급이 완료된 건은 195건입니다. 지난 10일 기준 지역 신용보증재단에 신청된 건수는 120건, 55억4000만원 규모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출까지 집행된 건 수는 7건, 3억90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총 신청건수 중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승인이 끝난 건수가 70%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보증 승인이 끝난 누적 건수는 82건, 38억5000만원 규모입니다. 
 
중기부는 아직 긴급경영안정자금이 다 집행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기부 기업금융과 관계자는 "재해확인증을 받은 후에도 보증심사와 은행 방문 등으로 실제 대출이 이뤄지기까지는 일주일 정도가 필요하다"며 "한정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만큼 지난해 12월30일 접수가 끝난 재해확인증 신청 기간을 한 달 정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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