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9월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전당대회 룰이 '당원투표 100%'로 바뀐 것과 관련해서 '대통령의 사당화'와 '극우화' 문제를 들어 "우리끼리 체육관 선거 비슷하게 하면서 당 전체가 국민들 보시기에 너무 극우가 되는 거 아니냐"라며 우려를 표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룰 개정이 본인 견제로 느껴지냐는 취지의 질문에 "말 안 해도 뻔한 거 아니겠나. '유승민 방지법'이라고 이야기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당의 극우화에 대해, 꼴보수당이 되는 데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극우 유튜버들, 영부인 팬클럽 전 회장이 잔뜩 전당대회에 나온다. 지금 얼마나 우리가 극우화, 꼴보수화 되는가 그런 분들의 출마가 그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과거 보수 정당의 역사에 그런 분들이 출마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는 강신업 전 '건희사랑' 회장과 최고위원 출마 의지를 드러낸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김세의 대표,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비윤계(비윤석열)인 자신이 당권을 잡을 경우 대통령실과 불협화음 우려가 나오는데 대해선 "대통령한테 예스(Yes)만 하는 예스맨으로 100% 채운다고 하면 당정관계가 잘 가고 당이 잘 갈 것 같나"라며 "100% 예스맨으로 채우다가 당이 망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보완적인 당대표가 누가 될까 윤 대통령이 받고 있는 지지, 보수층의 지지를 가장 보완해서 플러스가 되는 당대표가 누구일까, 저는 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정당은 2007년에 친박(친박근혜), 친이(친이명박) 싸우다가 2012년과 2016년에는 친박과 비박으로 싸웠다"며 "친박 감별사들이 나와서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지시를, 명령을 그대로 따를 사람들만 공천하겠다고 한 것 때문에 진 것이지 무슨 불협화음 때문에 진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모양도 비슷하다고 진단한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말을 100% 따르는 사람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당심이고 당이 민심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당을 다 장악하면 2016년의 완전히 재판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고민을 참 많이 하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제가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게 정말 의미가 있느냐 그게 제일 고민"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어제 여론조사가 쏟아지던데 전체 국민 민심에서는 제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제가 1등을 못 하고 있다"며 "지금 당심과 민심의 괴리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전당대회 룰도 과거 7대3(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 그대로 갔어야지 100%(당원 투표)하는 건 잘못했다는 여론이 두 배 이상 높더라"라며 "제 개인이 대표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당원들끼리 체육관 선거 비슷하게 잔치하는 게 국민들한테 정말 어떻게 비칠까, 이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까 이런 게 상당히 걱정"이라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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